낚는 문화에서 갈급함을 채워주는 문화로

 특이하게도 공공장소에 가면 공용컴퓨터를 먼저 찾는 습관이 있다. 평소에 보안에 관심이 많아서 인지 컴퓨터가 있는 곳이면 백신 프로그램을 무조건 돌려보기 때문이다. 얼마전 대학병원에 입원하신 분이 있어서 입원병동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거기엔 입원자와 외래객들을 배려해 건물 층층마다 인터넷용 PC를 설치해 두고 있었다. 어김없이 내 습관이 발동했고, 여러사람들의 손때가 묻었을법한 그곳 컴퓨터에서 하드웨어를 무력화 시킬수 있는 트로이목마와 해킹툴, 비밀번호를 가로채가는 하이재커, 스파이웨어 등을 수십종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보안전문가들이 경고를 수없이 했지만 컴퓨터들은 대책 없이 사냥꾼들에게 노출되어있음을 알수 있었다. 그들의 주목적은 피싱이다. ‘피싱’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강태공을 선두에 내세운 유유자적 인내심의 결정판 낚시(fishing)가 있고, 개인정보를 얻으려고 특정 다수에게 이메일 또는 전화를 통해 금융정보를 빼내는 신종 사기법 피싱(phishing)이 있다. 후자의 피싱은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의 조합어이다. 

 정통부가 2004년 피싱주의보를 발령한 뒤에 수많은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점점 더 복잡한 미끼들을 사용해서 사용자의 금융 정보와 패스워드를 ‘낚는’다는 데서 유래되었다”라고 정의한 위키백과의 설명처럼 나날이 그 수법이 다양해 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 피싱, 파밍, 비싱, 안전결재 안심클릭 취약노인 수법, 대출미끼수법, voip발신자 조작, 허위안전거래사이트 등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수법들이 동원되고 있음으로 주의를 요하는 것이다.

  성경에서 피싱의 시작은 에덴동산에서 부터이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여자를 꾀는 뱀이 그 원조다. 지금도 마귀는 피싱 대상자를 찾아 두루 다니고 있다. 근신하여 깨어있어야 한다. 오직 말씀으로 무장하고 기도해서 성령충만함을 유지할때에 영적피싱을 안당할수 있다. 

  잘못된 문화 형태가 자꾸 생겨나는것은 그 원인을 영적갈급함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문화의 옷을 갈아 입을때마다 그 안에 담긴 컨텐츠에서 영적인 것을 추구하게 된다.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했던 문화가 영적충만함으로 채워지지 못했을때에 수명짧은 건전지가 되고 만다. 

 인터넷 댓글문화에서 흔히 쓰는 말로 ‘낚는다’는 말이 있다. 장난스럽고 애교섞인 표현이기도 하지만 ‘속이기’가 팽배해 있는 인터넷 문화를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세상에 낚여서는 안된다. 예수님께서 이미 세상을 이겨놓으셨으므로(요 16:33) 우리는 하나님께만 낚여야 한다. 그리고 세상을 낚아야 한다.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후 다시 사람낚는 어부가 되었다. 물고기 뱃속에서 하나님께 낚였던 요나는 담대히 복음을 전하는 자가 되었다. 

 껍데기뿐인 삼류문화 속에서 영적피싱을 당하지 않으려면 교회문화만이 대안이다. 교회가 고급문화를 생산해 내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안식과 기쁨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갈급함을 채워주는 ‘성령 충만’의 문화만이 이 땅을 변화시킬수 있고 변혁을 가져올수 있다. 그런점에서 순복음의 열정은 마지막 대안이다.

임 훈 목사(강서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