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 회개 기도할 때 기적 나타나
각자 신앙 되돌아 보는 계기도 돼 감사

 지난달 초 한 월요일 아침이었다. 둘째 형부가 울면서 전화를 하더니 언니가 말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부부싸움을 해서 언니가 일부러 말을 안하는 거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형부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다급했고, 첫째 언니에게도 동일한 내용으로 전화를 한 상태여서 급히 둘째 언니네로 갔다.

 형부는 하도 울어 얼굴이 퉁퉁 부은 언니를 데리고 병원에 가려던 참이었다. 병원에서 뇌 검사를 받아 볼 요량이라는 형부 말에 큰 언니는 “마침 내일 목사님이 심방오시기로 했으니 기도를 먼저 받아보자”고 권유했다. 우리는 아무 병원이나 가서 MRI를 찍느니 예배를 먼저 드리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혹 예배를 통해 주님이 언니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 주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니가 왜 실어증에 걸린 지를 알아보기 위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말을 못하는 언니는 자필로 ‘기억상실증이 올까 겁이난다’며 두려워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냐고 묻자 언니는 20여 년 동안 감추어두었던 이야기를 글로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었던 언니는 시댁과의 마찰로 그 충격에 실어증이 걸려 6∼7개월간 말을 못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충격에 말이 어눌해졌고, 있었던 일을 자꾸 까먹는 증상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우리는 겁에 질린 언니를 진정시키고, 다음 날 첫째 언니집으로 모였다. 다행히 병원 예약시간이 오후 4시로 잡혀 있어 예배를 드리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나는 교구 담당 목사님을 모시고 큰 언니 집으로 향하면서 언니의 말문이 트일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집안으로 들어선 목사님은 우선 안방으로 교구 식구들과 우리 자매들을 모이게 하신 후 예배를 드리셨다. 그리고는 갑자기 회개 기도를 시키셨다.

 갑작스런 회개 기도로 우리는 무척이나 당황했다. 무엇을 회개해야 할 지 몰라 머뭇거렸는데, 잠시 후 나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주님 앞에 모든 것을 고백하고 있었다.

 나는 구역장으로 그동안 같은 교구 식구였던 언니들, 특히 둘째 언니를 위해 기도하지 않았던 것을 회개했다. 유독 둘째 언니를 보면 바리새인처럼 ‘온전히 신앙생활 못한다’며 핀잔을 주었었다. 신앙생활한다 하면서도 세상적인 즐거움을 온전히 버리지 못한 언니 가정이 얄미웠기 때문이다. 둘째 언니는 과거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세상과 교회에 한 발씩 걸쳐 살아왔던 것들을 회개했다. 그리고 성령으로 변화받기를 갈망했다.

 그렇게 눈물바다를 이뤄가며 회개기도를 하던 중 목사님이 둘째 언니를 위해 기도하시더니 언니에게 ‘아멘’으로 화답하라고 명령하셨다. 전혀 말을 하지 못하는 언니는 어눌한 말투로 ‘아멘’이라고 대답하려고 노력했다. 목사님은 계속 ‘아멘’을 외치라고 하셨고, 언니는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아멘’이라고 대답했다. 이번에는 목사님이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라고 하셨다. 언니는 ‘어∼’라고만 할 뿐 아무런 말도 못했다. 그러다 몇 차례 시도 후 갑자기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명확하게 말을 했다.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우리 자매와 교구 성도들은 깜짝 놀라며 ‘할렐루야’를 외쳤다. 둘째 언니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예배 장소에 도착한 형부에게 언니는 “말문이 트였다”며 소리질렀다. 형부가 무척 놀란 기색이었다. 언니에게 일어난 기적은 비단 병고침에 끝나지 않고 우리 모두 신앙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신앙생활한다고 하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질렀는가. 영적인 가나안의 축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온전치 못한 신앙생활로 육적인 가나안의 축복을 획득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했다.

 교구담당 목사님은 회개가 일어난 우리 가정에 창조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는 축복의 말씀을 주셨다. 우리는 이 말씀을 믿고 온전히 하나님을 바라보는 신앙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