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미명에 성경책을 끼고
종종 걸음으로 나가시던 어머니
성전 문을 들어서기 바쁘게
성경책에 엎드려 기도하시는 어머니
그 간절한 기도 속에
아들 딸 이름이 되풀이 담기며
아들 딸의 소망이 열매처럼
초롱초롱 달려서
백합화 향내를 풍기며
하늘나라 보조로 올라가는
하얀 길이 보이더니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자정 지난 늦은 밤에도
가늘가늘 골방에서 들리는
어머니의 기도소리
또 다시 아들 딸의 이름이
기도의 소반에 되풀이 담겨서
파란 별밤을 헤치고 하늘 길로 올라가던
시간이 마르도록 목맨 어머니의
기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던 어린 시절
이제는 기도를 올리던 그 길로
당신 자신이 총총히 걸어 떠나시고
아니 오시는 하늘나라 그 평화의 집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생각한다
우거진 녹음처럼 따뜻하고 아늑하고
포근한 그 어머니의 가슴을 생각한다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채찍을 들 땐 사지가 후들후들 떨렸던
그 손,
그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땐
맺힌 피멍이 스스로 녹아 없어지는
기적같은 손
바르고 정의롭고 인자하고 평화로운
어머니의 교훈을 생각한다
아무리 불러도 싫증이 안 나는 이름
아무리 불러도 닳지 않는 이름
아무리 불러도 응답을 안 하는 이름
부르면 부를수록 그리움이 쏟아지는 이름
부르면 부를수록 가슴이 아리는 이름
부르면 부를수록 목이 메는 이름
오늘도 어머니를 부르며 나도
어머니처럼 목이 멘 기도의 그 길을
가고 또 간다
- 김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