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한 왕이 잔치를 베풀기로 했다. 그러나 나라의 여러 가지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서 왕은 음식장만을 하고 신하들에게는 잔치에 올 때 각자가 포도주 한 병씩을 가지고 오도록 했다. 잔칫날이 되어 신하들은 저마다 포도주 한 병씩을 들고 왕궁으로 모여들었다. 신하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온 포도주를 연회를 베푸는 큰 방의 입구에 마련된 커다란 술독에 붓고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술독이 찼고 잔치에 참여한 왕은 모든 사람에게 포도주를 한 잔씩 부으라고 명했다. 모든 사람의 자리에 포도주 한 잔이 놓여졌다. 왕이 건배를 제의하자 모든 사람이 잔을 들었다. 그런데 포도주 맛이 이상했다. 술독에 모여진 것은 포도주가 아닌 물이었다. 맛을 본 왕은 불같이 진노했다. 신하들은 모두가 나 하나쯤이야 포도주대신 물을 부어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 많은 포도주에 물 한 병 정도 섞여도 누가 알겠는가 싶어 포도주 병이 아닌 물병을 가져온 신하들의 생각에 왕은 진노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이루지도 못할 꿈이라고 생각하고 남들의 비난이 두려워 조용히 접은 사람들도 있다. 거창하게 목표만 세웠다가 실패할 것이 두려워 포기한 사람도 있다. 이 같은 모습은 결국 개인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나 하나쯤이야 바이러스’의 창궐이다. 이 바이러스는 개인 뿐 만 아니라 공동체를 파괴하는 가공할만한 힘을 가진 암적 존재다. 이 바이러스가 한번 유포되면 순식간에 퍼지게 된다. 개인 뿐 만 아니라 공동체의 목표와 비전을 허물어 뜨리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에 젖어 들려고 한다. 그저 지금까지 익숙한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에 안주한다. 새로운 책임에, 새로운 도전에 화들짝 놀라며 이리저리 핑계와 거짓으로 자신에게 닥친 상황만을 모면하려 한다. 

 에베소서 2장 11절에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선한 일을 위해 우리를 지으셨다고 말한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우리가 일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지금 나라가 어수선 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라를 위해 선한일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각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 모습이 선한일인가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성경을 통해 가장 으뜸되는 선한일은 기도에 전력하는 것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나 하나쯤 기도한다고 무엇이 달라질까’하는 생각은 대한민국의 공동체를 죽이는 일이다. 우리는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이라는 멋진 잔치에 참여하고자 한다. 그러나 여건이 어려워 우리도 각자 준비해야 할 포도주가 있다. 성실히 땀흘려 담근 ‘선한 포도주’를 항아리에 부어야 한다. 과연 우리가 항아리에 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 자신을 돌아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