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아이들에게 가라’ 주님 주신 소명에 순종

다섯 아이 입양해 키우면서 집을 무료공부방으로 개방

40여 아이들의 엄마로서 아이들을 신앙안에 양육

지난 주일 11일은 ‘입양의 날’이었다. 입양의 날은 2006년에 재정된 날로, 건전한 입양문화 정착과 국내입양 활성화를 위하여 제정한 날로 가정의 달 5월에 ‘한 가정이 한 아이를 입양해 새로운 가정(1+1=11)으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년에는 해외입양보다 국내입양이 더 많았다고 한다.(보건복지부 발표) 또한 최근 유명연예인부부들의 입양이 늘면서 입양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다섯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윤정희 사모의 이야기도 한몫하고 있다.

윤정희 사모를 만나기 위해 대전에 위치한 ‘함께하는공부방’을 찾았다. ‘함께하는공부방’은 남편 김상훈 목사가 시무하는 ‘함께하는교회’(지하1층)가 위치한 건물 4층에 위치해 있다. 사실 이 공부방은 윤정희 사모 가정의 집을 개조해 인근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으로 개방한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는 항상 아이들로 북적된다. 공부방이 위치한 주변은 부모가 맞벌이를 하거나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 없는 가정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공부방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독서실, 상담소의 역할을 하면서 신앙속에서 아이들을 양육한다. 재미있는 점은 아이들은 윤정희 사모를 부를 때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당연한 듯 아이들은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며 그녀를 따른다.

“다섯 아이를 키우면서 그리고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주위에서 다들 대단하다고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제가 아이들을 통해 더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제가 아이들한테 고마운걸요”

작은 체구에 아이 다섯 아이를 기르고 40여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는 환한 미소로 아이들 때문에 행복함을 표현했다.

윤 사모는 어려서부터 교회가 너무나 좋았다고 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기에 그녀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곳이 바로 교회였던 것이다. 그녀는 “특별한 믿음이 있었다기 보다는 당시에는 교회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신학대학을 가려고도 생각했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 외에는 신앙을 갖고 있는 이가 없어 신학대학에는 진학하지 못하였다. 아이들을 너무나 좋아했던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서 동곡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이 바로 남편 김상훈 목사였다.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바라던 신학대학도 졸업해 대전순복음중앙교회에서 교회학교 전도사로 사역했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아이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녀에게 두 번의 유산은 커다란 아픔이었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그녀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그녀의 간절한 외침에 하나님은 윤 사모에게 ‘소외된 아이들에게 가라’는 소명을 주셨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하은이와 하선이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하은이와 하선이는 사시와 폐병을 앓고 있었다.

“아이들이 아프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하나님께서 치료해 주실 것을 믿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하선이는 생각보다 심각했어요. 병원을 바꾸어 가면 치료를 했는데 정확한 병명조차 알아내지 못했어요. 그러다 7살이 되던 해 폐질환이란 것을 알게 되었죠. 의사는 가망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죠. 남은 건 기도 밖에 없었어요”

윤 사모는 남편과 함께 기도로 하나님께 매달렸다. 주위에선 ‘최선을 다하지 않았냐’란 말하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엄마’란 이름으로 아이를 그냥 포기할 수 없었어요. 끈질기게 기도했어요. 하루는 만약 하선이를 살려주신다면 제 몸의 일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주겠다는 서원기도도 했어요. 그게 옳은 기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에는 할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다급함이 강했어요”

하나님은 부부의 기도에 응답하신 듯 하선이가 차츰 차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가족들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 왔고 무료공부방을 시작한 것도 그 때였다. 아이들의 동의하에 셋째 하민이를 입양했고 넷째 사랑이를 입양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네가 내게 줄 것이 있지 않느냐’

그렇게 해서 윤 사모는 장기기증이라는 큰 결심을 내렸다. 결심 전에 하선, 하민이의 수술을 해야한다는 핑계로 자신을 합리화하려했지만 하나님은 허락지 않으셨다. 그렇게 해서 작년에 신장을 기증하게 되었다. 그러자 거짓말 같이 하선이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체육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운동장 구석에서 혼자 놀던 하선이는 이제 누구보다도 건강하게 체육시간에 뛰놀고 있다.

몇달 전에는 요한이를 입양했다. 베트남계 요한이는 아토피피부염이 온몸에 퍼져 밤에 잠을 자기도 힘들어 하는 아이였다. 윤 사모는 요한이를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간호하고 기도했다. 그러자 2달이 채 가기도 전에 요한이는 대부분의 아토피가 사라졌고 표정에서 어둠이 사라지고 미소만이 가득했다.

“아이들을 키우고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주위에서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대단하신건 하나님이세요. 어려울 때마다 기도하면 주님은 항상 도와주세요. 아이들은 제가 키운게 아니라 하나님이 키우신 거죠. 어떻게 보면 이 아이들은 저희 부부에게 ‘과분한 아이들’이예요. 분명 더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도 있었을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에게 하나님이 맡기신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루는 큰 딸 하은이는 “나는 커서 아프리카 선교사가 될거야. 엄마가 한국에 소외된 아이들의 엄마라면 난 아프리카 아이들의 엄마가 될거야”라고 말해서 그녀를 감동시켰다. 또한 하은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난 행복한 아이’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 책에서 하은이는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몇 년 전까지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는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김하은 이며, 나의 동생들도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동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