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문화 속에 그리스도를 심는다
스승 조용기 목사에게 교회성장 원리 배워
싱가포르 청년 부흥 성장의 원동력 돼

 토요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홀 앞. 안으로 입장하려는 청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문이 열리자 8000여 명을 수용하는 엑스포 홀 안이 가득찼다. 조명이 화려하게 커지고 일렉기타를 어깨에 둘러멘 찬양 인도자와 밴드, 그리고 멋지게 치장을 한 찬양단원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찬양이 시작되고 청년들이 뛰기 시작했다. 예배가 시작된 것이다. 열정적으로 찬양하고 하나님을 경배하며 환호하는 참석자들의 모습이 홀 안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비쳐진다. 유명 연예인의 공연장과 같은 이곳이 바로 시티하베스트교회(담임 콩희 목사·이하 CHC)다.

 4월 19∼20일 한세대학교 김성혜 총장이 콩희 목사의 초청으로 CHC에서 말씀을 전했다. 이틀동안 1만8000여 명의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한 이번 성회에서 김 총장은 “콩희 목사는 30년 전 조용기 목사를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김 총장의 이런 말에 콩희 목사는 물론 참석한 성도들은 일제히 손뼉치며 열렬히 환호했다. 이들이 조용기 목사를 사모한다는 것을 한번에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예배후 기자와 인터뷰를 한 콩희 목사는 김 총장의 그런 표현이 “최고의 칭찬”이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가 총재로 있는 교회성장연구원 CGI 이사이기도 한 그는 자신있게 CHC는 한국의 조용기 목사에게서 배웠다고도 덧붙였다.

 “스승 조용기 목사님께 교회성장을 배웠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위해 CHC를 더욱 큰 교회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바로 조용기 목사님이 한국에서 했던 일을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재현하기를 기도합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신앙과 도전을 주는 차세대 목회자 시티하베스트교회(CHC)의 담임 콩희 목사. 그는 싱가포르 최고의 대학인 싱가포르 국립대학을 졸업했다. 한 때 공학도로 일반회사에 취직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고등학교 때부터 믿었던 하나님은 콩희 목사를 사역자로 부르셨다. 25세 나이로 선교단체 간사로 사역했을 때인 1989년, 18여 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성경공부 모임을 하면서 CHC가 시작됐다. 당시 교회 젊은이들은 콩희 목사의 사역에 헌신적으로 동참했다. 초기 멤버들은 대부분 목회자나 사모가 되었고, 그들이 시작한 CHC는 설립 17년 만에 예배인원 2만6000명의 대교회로 성장했다. 이 교회 성도의 41%가 10∼20대이며 평균연령이 25세다. 현재 1000여 개의 셀이 있으며 120명의 목회자가 있다. 토요일과 주일에는 예배 장소가 비좁아 엑스포홀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오후에는 주롱에 위치한 CHC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불어나는 교인수를 감당할 수 없었어요. 11년 동안 극장과 호텔, 체육관 등을 전전하며 13번 이사해야 했죠. 교회건축을 위해 은행에 갔더니 대출을 안해주더군요.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 이미 교인수가 6000명이 넘었거든요. 그래서 1994년부터 건축헌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청년들은 교회건축을 위해 전교인이 하루 한 끼 금식을 했다. 또한 그들의 유일한 수입인 용돈의 40%를 헌금으로 내놓았다. 목회자들도 돈이 없어 6개월을 야채만 먹고 버텼다. 이런 노력으로 7년 만에 현재 교회를 빚 없이 지어냈다. 한화로 350여 억 원의 공사비 전부를 보란듯이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한다.

 주롱지역에 위치한 CHC는 건물 한쪽 전면이 티타늄으로 되어 있으며 외벽으로는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다. 지상5층 지하4층의 성전은 카페와 어린이 예배실, 리셉션홀, 서점, 미디어실, 워십연습실, 주차장 옥상정원, 침례를 하는 풀장, 2000명이 수용 가능한 메인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독일과 호주로부터 최고급 자재와 설비를 들여왔으며, 영화상 시상식 무대디자이너가 강단을 디자인하는 등 온통 현대적 감각으로 가득 차있다. 예배실황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며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싱가포르 전역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교회 등록 4주 후면 멤버십카드가 발행되고, 이를 이용해 교회 안이나 밖에서 현금인출, 영화표 예매뿐 아니라 십일조나 기타헌금을 이체할 수도 있다. 이 교회 교인들의 90%이상이 십일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사도 바울은 불신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유대인들에게는 유대인처럼,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율법 아래 있는 자들처럼, 약한 자들에게는 약한 자들처럼 되어 여러 모양이 되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추어, 아니 오히려 그들보다 앞선 문화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CHC는 세상의 문화에 예수 그리스도의 문화를 심고 있었다. 세상보다 뒤쳐져서는 결코 그들을 인도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콩희 목사의 부인 썬(Sun) 사모는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에서도 상위에 랭킹되고 있는 인기 팝가수다. 2007년 중국 상해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 때 주제가를 불렀고 2008년 북경올림픽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그녀의 유명세는 많은 불신 젊은이들이 교회로 몰려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이 교회의 예배가 경건함과 정막함과는 거리가 먼지도 모른다. 그녀는 현재 뉴욕에서 활동중이라 CHC에서 찬양 인도하는 모습은 보기가 힘들다.

 싱가포르는 연간 1인당 소득이 4만8000달러가 넘는 고소득 국가다. 이 나라 젊은이들은 현대적, 창조적, 모험적, 혁신적, 위험을 감수하는, 최첨단의, 즐거운, 가치, 목표 등의 단어에 민감하다. 헐리우드 영화와 MTV를 즐겨보며, 좋은 차를 타고 여러 개의 디지털 제품을 사용하며, 성공하기를 원하고, 더 큰 조직에 속하기를 원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콩희 목사는 이들에게 주목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더 멋진 예수 그리스도의 문화로 전진해 나가고 있다.

싱가포르=글·사진 이소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