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법에 대한 사전 이해 필요

 부동산은 시민들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재산이어서 특별히 ‘등기’에 의하여 재산권 보호와 거래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호에서는 A가 부동산 등기명의인일 때, A의 등기명의를 신뢰하여 부동산 거래를 한 B를 보호할 수 있는냐는 문제, 즉 부동산거래에 있어서 등기의 공신력 유무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이번호에서는 방향을 바꾸어 현재 A가 부동산 등기명의인인데, 등기와는 전혀 무관한 제3자인 C가 자신이 그 부동산의 권리자라고 다투는 경우 현재 등기명의인인 A에게는 어떠한 등기명의인으로서의 법적인 보장을 받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부동산에 대하여 등기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현행법 아래에서는 당연히 현재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가지고 있는 현 등기명의인(A)이 등기도 없이 권리를 주장하는 자(C)에 비하여 더 두텁게 보호되고 있다. 이렇게 등기명의인에게 인정되는 법적인 보장책이 ‘등기의 추정력’이다. 부동산등기의 추정력으로 인하여 현재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가지고 있는 등기명의인(A)은 자신의 부동산에 대하여 실체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것이므로, 제3자(C)가 자신에 대하여 다툼을 제기해도 안심할 수가 있다.

 예컨대, C로부터 A가 부동산을 매수하여 현재 A명의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는데, C가 A에 대하여 자신은 A에게 부동산을 매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보자. A는 현재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등기의 추정력으로 인하여 C로부터 적법하게 부동산을 매수하여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 부동산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C자신이 이 부동산을 A에게 매도한 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을 부담하고 이러한 입증에 실패한다면, C는 패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사적으로 현재의 등기명의인 A는 부동산등기의 추정력에 의하여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자신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C가 A가 진정한 권리자가 아니라는 점에 대하여 입증에 성공한다면 C가 승소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등기의 추정력이 가끔 문제가 되고 있는 경우가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사례에서 발생하고 있다. 위 특별조치법은 미등기된 부동산에 대하여 자신의 것이라고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법에 규정한 3인의 보증서와 관청의 확인서를 첨부하여 대장명의를 자신으로 변경한 후, 부동산등기부등본상에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다.

 그런데 간혹 이러한 절차를 악용하여 실제로는 진정한 권리자가 아님에도 특별조치법을 이용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자신의 명의로 해 놓은 자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비록 진정한 권리자가 아닌 자가 위 특별조치법의 절차에 의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자신의 명의로 마친 경우라 하더라도 부동산등기의 추정력에 의하여 그 소유권보존등기 명의인이 진정한 소유자로 추정되는 것이므로, 그 사실을 다투는 자는 위 보증서나 확인서가 허위문서라거나 위조문서라는 점 등에 대한 입증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는 소송(등기말소청구소송)에서 패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러한 등기의 추정력에 대하여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런 근거 없이 단순히 막연하게 자신이 부동산의 실권리자라고 주장하면서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명백하고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없다면 현재의 등기명의인이 가지고 있는 등기의 추정력을 깨트리고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와 같이 부동산과 관련되는 문제에 있어서는 부동산등기의 추정력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법무법인 백석, 법조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