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불황속에서 문연 베이글가게 성황
매 주일예배 특새 후 성도들 아침 제공

 얼마 전 한국일보에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부부가 뉴욕 브로드웨이 지하철역 앞에서 경영하고 있는 사업장을 취재하겠다는 것이었다. 흔쾌히 승낙했고 기자가 취재를 한 후 뉴욕한국일보에 ‘불황을 모르는 베이글 가게’라는 제목으로 큼지막하게 기사가 실렸다. 기사를 읽으면서 지난 7년의 이민 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않았더라면 희망을 가질 수도 결코 이겨낼 수도 없는 미국 생활이었다. 불경기 속에서도 불황을 모르고 바쁘게 일할 수 있게 인도하시고 축복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나와 아내는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길 바랐다.  그래서 우리는 여의도순복음제2교회에서 작정 새벽기도를 드렸고, 아이들과 함께 뉴욕으로 이민을 가기로 결정했다. 당시 나는 건축 관련일을 하고 있었다. 40대 중반에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나의 발을 미국으로 옮기게 했다.

 뉴욕에 도착한 후 나는 매일 저녁 처남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베이글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처남은 이미 베이글 가게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 퀸즈 아스토리아 브로드웨이 지하철역 앞에 점포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가게를 둘러본 우리 부부는 위치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2001년 8월 29일 지금의 가게를 계약했다. 알고 보니 우리부부가 맘에 든다고 했던 위치는 각각이었다. 나는 미국인들의 아침식사인 베이글 가게가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는 지하철역 앞이라는 위치가 맘에 든다는 것이었고, 아내 이연옥 집사는 가게가 집과 교회 딱 중간이라는 위치가 맘에 든다는 것이었다.

 뉴욕순복음연합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드리며 베이글 가게 오픈준비를 하던 중 9.11테러가 발생했다. 하루아침에 뉴욕이 잿빛도시로 변해버린 것이다. 나는 가게를 다시 팔까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아내는 베이글 가게를 오픈하기 전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며 하나님이 도와주신다는 것이었다.

 열심히 준비해서 10월 베이글 가게를 오픈 했다. 지금까지 배웠던 제빵기술을 맘껏 발휘했다. 또한 그날 필요한 양만 새벽에 만들어 베이글의 신선함을 유지했다. 그래서인지 우리 가게에서 베이글을 사서 맛본 사람은 다시 찾아왔다. 아침에 산 사람이 저녁에 와서 다시 사갔고, 입소문은 계속 퍼져 멀리서도 베이글을 사기위해 찾아왔다. 또한 맨해튼에 있는 커피숍에서는 매일 내가 만든 베이글을 주문해서 가져가고 있다.

 우리는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해서 매월 첫날 양승호 담임목사님을 모시고 교구식구들과 함께 사업장 예배를 드리고 있다. 아내는 늘 하나님이 특별히 우리를 도와주시기 때문에 우리도 베풀고 나누어주어야 한다며 매주일 베이글을 교회에 가져가 교인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또 특별새벽기도회가 있으면 베이글로 교인들에게 아침을 제공했다. 그랬더니 교인들이 우리 사업장을 위해 기도하는 중보기도자가 되어 더 큰 힘을 주고 있다. 또 다른 감사는 함께 일하는 종업원들이다. 최소 4년부터 7년씩 일을 같이 하고 있는 이들은 남자 5명 여자 2명 모두가 히스패닉계인들이지만 한 가족과 같다. 미국에 사업장을 하는 한인들은 다인종 종업원들과 갈등이 많지만 우리 가게 종업원들은 한국말을 배우려고 할 정도로 친근하다. 나는 그들의 생일과 경조사를 챙기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김치나 된장찌개 등 한국음식도 나누어준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종업원들은 내집처럼 일하고 헌신한다. 이런 그들이 참 고맙게 생각된다.

 미시간대와 시라큐스대에 재학중인 아들 상원이와 딸 태정이도 믿음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선택했던 이민과 사업이었다. 결코 쉽지 않고 지금도 평범하고 보잘 것 없지만 임마누엘 하나님은 우리에게 사랑을 알게 하셨고 넉넉하게 이기게 하셨다. 모든 영광을 주님께 돌린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