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유혈사태 최대 참극으로 변해 

종족 분쟁으로 25만여 난민 발생 
영적 부흥과 복구 위해 중보해야  

 부족 간 유혈분쟁으로 번진 케냐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고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대선 및 총선 부정선거 시비로 촉발된 케냐 유혈사태는 21세기 최대 참극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금까지 800여 명이 희생됐고, 25만 여 명의 난민이 발생, 수단 다르푸르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약 200㎞ 떨어진 엘도렛에 사역지를 두고 있는 안태경 선교사에 의하면 이 지역이 가장 극심한 지역 분쟁, 종족 살상의 아픔을 겪었다고 한다. 그곳 목회자로부터 어려움을 호소하는 전화가 왔지만 안 선교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가슴 아파했다. 케냐의 사태는 루오족이 자신들의 분노를 대통령 당선자인 키쿠유족 사람들과 교회들에게 보복성 방화와 살상을 자행한 것을 시작해 해묵은 종족 갈등이 틈새에 다시 일어나 토착부족인 칼렌진이 외부에서 유입된 부족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것으로 번져나갔다.
 안 선교사가 사역하는 대문교회가 있는 나이로비 마다레 지역은 또 다른 소요와 폭동의 진원지였다. 개표부정을 시비로 폭동이 일어났지만 빈민가의 사람들은 이를 기회로 약탈과 폭행을 자행했다. 도로 주변의 상가와 집들이 불태워지거나 약탈당하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다. 나이로비에서 약 500㎞ 떨어진 인도양의 몸바사에 있는 또 다른 안 선교사의 교회 역시 빈민가에 위치하고 있어 약탈과 방화의 고통을 견뎌야만 했다. 이 지역은 루오족이 살고 있는 곳은 아니지만 회교도가 루오족의 지도자를 밀고 있어 정치적인 소용돌이를 탈 수 밖에 없었던 지역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관광지인 몸바사는 치명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 선교사는 이번 일로 이 곳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이 적잖이 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적 폭동이 있던 당일, 남아공의 투투 주교가 방문했고 미국과 영국 등의 정치관료들이 대선 당사자인 ‘라일라 오딩가’와 현 대통령 ‘무와이 키바기’를 차례로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해 그 다음날에는 획기적으로 정상생활이 회복되기도 했다. 안 선교사도 연말부터 며칠동안 감금상태로 있다가 부식과 생필품을 구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기본 물품을 얻고서야 이번 폭동에 대해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케냐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은 물론 인근의 탄자니아, 우간다 그리고 소말리아 등지까지 케냐의 변화에 직접적인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였다. 선진국은 케냐가 지닌 경제발전의 모델과 이 나라가 계속적인 투자의 발판임을 고려해 케냐를 염려했고, 인근 아프리카 나라들은 유류 및 생필품의 공급에 타격을 입어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다.
 따라서 케냐를 위한 중보기도가 필요하다. 안 선교사는 현재 진행중인 정치적 합의점 도출을 위해 주변에 기도를 당부했다. 국민을 담보로 한 몇몇 강성 정치인들의 비타협적인 교만함과 어리석음이 제거되고, 케냐 모든 지역과 분야 그리고 사람들에게 공의와 정의가 시행될 수 있도록 기도를 요청했다.
 현재 케냐는 여당은 대통령, 야당은 수상으로 정권을 나눠 갖기로 합의함으로서 역사적인 여당, 야당의 합의 공동정부를 마련했다. 아직 수상직의 권력한계와 수상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국회내에서의 권력배치가 논의 중인 상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지방에서의 부족 싸움이 가라앉길 바랄 뿐이다.
 안 선교사가 요청한 또 하나의 기도제목은 부족간의 평화다. 케냐 사람들이 다양한 부족의 평화적 조화와 공존을 받아들이고 배울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정치적 분쟁, 부족간의 갈등을 이용해 케냐를 파괴하려는 마귀의 세력이 무너지고 부족간의 평화와 사랑 그리고 연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아직도 마운틴 엘곤 라이키피아 등지에서는 부족간의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땅과 재산 문제 그리고 오래된 부족간의 쌓인 갈등이 주된 원인인데 많은 선교사들은 그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교회들이 성령이 주신 지혜로 평화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바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부족간의 갈등의 배후에 영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칼렌진 부족이 자리잡고 있는 난디 힐(Nandi Hills)지역에서는 1906년 사망한 추장을 일본의 신토처럼 숭배하고 있는데 지역의 한 정치가가 그 선지자의 능력을 승계했다고 믿고 있다.
 이들에게 땅과 재산을 빼앗긴 키쿠유, 키시, 루오족 등이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돌고 있는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은 키쿠유족의 정치 종교집단 세력인 ‘뭉기키’의 움직임이다.
 안 선교사가 사역하는 엘도렛의 랑가스 지역에서는 일곱구의 잘려진 머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뭉기키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영적인 배경 속에서 국회의 정치적 지도자들이 타협과 해결을 위한 지혜와 지도역량을 발휘해 근본적 토지 및 부족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케냐는 세계 여러 구호 단체에서 도움의 손길을 받고 있다. 극단의 피난 사태는 해결되었지만 이 사태를 통해 집과 땅을 잃은 사람들은 생존과 생활이 막막한 상태다. 케냐에 있는 하나님의성회 교회는 무려 74군데가 불에 탔다는 보고도 나왔다. 회복을 위해 더욱 많은 구호와 봉사 등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리프트 밸리에 있는 피해 교회들은 예전의 모임을 회복하는데 아직도 고전하고 있다. 피해지역의 교회에서 다른 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접근하는 것이 어려운 형편이며 행여 모임을 갖더라도 출신지역이 다른 교인들간의 공개적인 대화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래도 남은 자들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지역의 변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우리 역시 이들을 도와 살상과 약탈, 방화 등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회개하고, 지역 회복에 앞장 설 수 있도록 중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