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 길림성에서 자랐다. 내 부모는 10년 전 이혼을 했고 어머니는 힘겹게 나와 남동생을 키우셨다. 부모의 이혼과 어려운 생활은 나의 마음을 늘 무겁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그들과 마주칠 때면 ‘나에게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자연히 공부가 싫었고 방황을 하게 됐다.
 만약 그 당시 누군가 나에게 예수님을 소개하면서 복음을 전해주었다면 외롭거나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살던 길림성에서는 한국처럼 쉽게 복음을 전해들을 수가 없었다. 교회가 존재했지만 다들 숨어서 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는 사람을 발견하기란 어려웠다.
 중국에서 경영관리를 공부한 내가 어학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해였다. 중국에서 어학당을 알아보다가 한세대학교를 알게 되었고,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들어올 때만해도 이 대학이 기독교 학교인지 전혀 몰랐다. 단지 기숙사 생활을 하던 나에게 예배시간은 너무나 지루하고 졸리울 따름이었다. 학교에서 만난 전도사님과 학생들은 나를 사랑으로 보살펴주며 정성껏 복음을 전해주었다. 그런 그들이 고마와 처음에는 빚진 마음으로 성경공부에 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 두번 참석하면서 내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음이 뜨거워졌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부모의 이혼으로 눌려있던 답답한 가슴에 자유가 느껴졌다. 예수님이 나를 감싸안아 주신다는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이제서야 주님을 만났구나. 왜 이리 늦게 믿게 되었을까. 일찍 만났더라면 그동안 고난을 겪지 않았을 텐데’하는 후회도 들었지만 이렇게라도 나를 찾아와주신 예수님께 너무나도 감사했다. 예수님을 만난 뒤 나는 길을 찾은 듯 했다. 전공도 바꿔 올해는 한세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공부도 시작했다.
 다행히 신학을 공부하겠다는 나의 결정에 어머니가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처음에는 사회복지학을 선택하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를 신학 쪽으로 인도해 주시며 중국 복음화에 대한 새로운 꿈을 주셨다. 나는 3년의 공부를 마치면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물론 중국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고난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지 않고 사는 삶보다 더 복된 삶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서슴없이 그 길을 택할 것이다. 바라기는 부모님이 내가 전하는 복음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으로 체험하고 이혼의 상처를 치유받아 기쁨의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다.
 한세대 유학생들은 나를 ‘큰 언니’라고 부른다. 성격이 적극적이고 활발해 유학생들을 잘 챙겨주고 이들을 교회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유학생들에게 잘해주는 이유는 단 하나, 내가 받은 사랑을 나눠주고 싶어서이다.
 나는 주님을 만나 많은 것을 체험했다. 하나님은 미처 내가 구하지 못한 것까지도 넉넉히 채워주셨다. 그 예가 물질의 축복이었다. 유학생 신분이라 돈을 벌기가 쉽지 않았는데, 한 교수님을 통해 중국어 과외의 문을 열어주시고 생활비를 벌도록 도와주셨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했기에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마 7:7∼8)는 말씀을 가장 좋아한다. 아직도 복음을 전해듣지 못한 많은 중국인들에게 내가 만난 하나님을 전하므로 그들로 하여금 두드리고 찾고 얻는 복된 삶을 살도록 헌신하겠다.
정리=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