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충만으로 영적시각 넓혀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지난 2월28일 발행한 보고서에 의하면 “가격과 품질의 시대를 지나 디자인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으로 정착하고 있다. 디자인 선도기업의 주가는 2007년에 두배로 증가했다. 특히 디자인 역량이 클수록 매출이 빨리 증가하고 브랜드가치도 높은 경향을 보인다. 디자인 역량의 대표주자인 애플은 2007년 브랜드가치와 매출액이 2003년 대비 각각 2.0배, 1.7배 증가했다. 1990년대 말 이후 디자인은 ‘스타일링’에서 ‘전략’으로, ‘시각’에서 ‘오감’으로, ‘상품’에서 ‘공간’과 ‘공공’으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언급된 애플사의 CEO는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이다. 탁월한 프리젠테이션으로 연설가로써도 인정받고 있는 그가 조나단 아이브도를 기용한 이야기는 그의 뚝심있는 리더십을 잘 표현해준다. 현재 최고의 디자이너로 인정받는 애플사의 조나단 아이브도는 1990년대초 PDA ‘뉴튼’개발시 실패한 적이 있다. 회사는 어려워졌지만 스티브 잡스가 그의 잠재력을 인정해 그를 CDO(Chief Design Office)로 임명했다. 이에 응답하듯 조나단은 아이맥을 디자인하여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만들었다. 최근에 생산되는 애플의 아이팟은 그 디자인에 눈을 뗄수가 없다. 시각적인 디자인의 유혹은 곧 구매로 이어진다. 디자인에서 혁신을 꿈꾸지 않는다면 경쟁에 뒤쳐지는 때가 된 셈이다. 

 분명 디자인이 최우선시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있다. CEO, CFO 이제는 CDO가 회사에서도 부사장급으로 인정받을 만큼 권한이 강화되고 있다. 예전의 디자인이 시각에 치중되었다면 이제는 오감을 자극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 내용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

 디자인 혁명이 우리의 기독교 신앙에 주는 근본적인 위협은 그것을 탄생시키고 발전시킨 정신적 동력이 서구의 ‘계몽주의(Enlightment)’에 기인하다는 사실이다. 계몽주의는 18세기 초반부터 유럽에 등장하기 시작한 사상으로 인간의 이성에 의한 역사적 발전을 추구한다. 디자인이 인간의 사고에 의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산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성’에 의해서 필요를 느끼고 해답을 찾고 창조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오늘날의 혁명은 하나님의 반대편에 서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드러낸다. 르네상스가 표방한 인본주의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전문컨설팅기관인 가트너가 1월13일자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1년까지 애플의 컴퓨터시장 점유율이 두배로 증가할것이라고 예측한다. 또한 2012년까지 출장가는 직원의 50%는 노트북을 안쓰고 다른 장치를 가지고 다닐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세상의 트랜드는 빠르게 인간중심인 ‘편리성’과 ‘개인화’를 추구한다. 이미 상호교류를 중시했던 웹2.0도 물건너가고 개인화를 표방하는 웹3.0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최고의 디자이너는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옷을 해입히신 하나님이시다. 천지만물을 직접 설계하셨으며 시내산에서 직접 디자인하신 성막을 모세에게 계시하기도 하셨다. 이미 하나님께서는 오감을 사용한 디자인의 모범을 보이셨다. 신본주의의 모형인 하나님의 작품들은 모두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 사랑의 교제로 떡을 떼는 초대교회의 아름다운 전통도 유지해야 한다. 영성이 묻어있는 지성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될 부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나님의 뜻은 혼자서는 이룰수가 없다. 우리가 삶의 현장속에서 타인과 더불어사는 관계속에서 이루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우리의 오감을 지킬수 있는 ‘성령충만’으로 무장할 때다.               

임 훈 목사(강서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