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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손길되어 필리핀을 위로하다

순복음의료센터 4~8일 의료선교 실시
빈민촌, 소수민족 연인원 2500명 진료


 순복음의료센터(원장 김이규 장로)는 새해를 시작하며 설연휴 기간인 4일부터 8일까지 주님의 손길이 되어 필리핀에서 봉사의 땀을 흘렸다.

 18명의 의료팀은 치과,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한방, 초음파, 안과, 약국 등을 개설하고 이틀동안 35∼39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허리를 낮추고 쉴새없이 땀을 흘리며 연인원 2500여 명을 진료했다. 급기야 오후에는 기계가 멈출 정도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지만 의료진들은 마지막 한사람까지 서운하게 보낼 수 없다는 마음으로 예정된 진료시간을 넘겨서도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사역 첫째날인 5일 의료팀은 블라칸주 말롤로스 지역의 국립 방칼 초등학교에 임시 진료소를 개설했다. 이 지역에는 4년 전 철도 시설이 생기면서 강제 이주 당한 3500세대가 살고 있다. 이곳 대부분의 가정이 일정한 벌이가 없어 주민들은 구걸과 굶기로 연명하고 있다. 시내에서 차로 1시간 이상 떨어져 있고 병원도 없고 초등학교도 겨우 2년 전에 세워졌을 정도로 낙후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곳에서 의료진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진료했지만 아이들이 많은 지역이라 뜨거운 물에 데이거나 찰과상 등을 입은 응급 환자들이 많았다. 소아과 진료는 잠시도 끊이지 않았는데 영양결핍과 높은 기온, 청결하지 못한 생활 때문에 많은 어린이들이 허약하고 부스럼이 심했다. 소독하고 약을 바르는 것에도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이기에 의료진들은 집에 가서도 약을 꼬박 꼬박 발라주어야 한다는 것을 힘주어 설명했다. 초음파 진료를 받은 23살의 안젤리카 씨는 초음파 기계 속에서 아이의 심장 뛰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다. “아이가 건강한 것 같아 기쁘다. 이 아이가 셋째 아이인데 그동안 한번도 초음파를 해본 적 없다. 신기하다”고 말했다. 한방 진료실에서 온몸에 바늘을 꽂고 앉은 검은 피부의 십대 소녀는 난생 처음 겪은 일에 긴장된 표정을 지었지만 열댓개의 바늘을 꽂을 때도 소리 한번 내지 않고 차분히 앉아 진료를 받았다.

 이튿날 사역은 빵빵가주 폴락에 위치한 쌈스빌 기술학교에서 진행됐다. 쌈스빌 기술학교는 우리 교민들과 선교사들의 힘으로 세워진 곳으로, 필리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산속에서 사는 소수민족 아이타족을 위해 설립됐다. 아이타 사람들은 피나투보 산을 의지해서 원시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더욱이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온 지역이 화산재로 뒤덮여 인명피해가 막심했던 아픔이 있는 족속이다. 지금은 자연의 왕성한 회복력으로 푸르름이 소생되고 있지만 여전히 산 아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난한 삶을 살고 있다.

 의료진이 온다는 소식에 아이타족은 새벽부터 걸어서 이른 아침부터 접수대에 모여 있었다. 특히 인근 지역의 초등학교 교장은 단축수업을 하고 100여 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진료를 받게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사역에는 우리 의료팀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현지인 의사들도 동참했다. 또한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교민 교회 학생들은 학교를 결석하고 의료진들 곁에서 통역과 안내 봉사에 힘을 쏟았다.

 아무리 봐도 70대 노인으로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43살이라고 밝힌 아이타족 나리데구스 씨는 시력에 맞는 안경을 받은 후 “안경을 처음 껴봤는데 잘보여서 너무 좋다”며 자꾸 썼다 벗었다를 반복했다.

 의료진들과 함께 진료를 하던 안과 의사 핸손 박사(클락 로터리클럽 총재)는 백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은 7살 트란시스의 개안 수술을 본인이 무료로 해줄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트란시스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초점맞지 않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기만 했지만 트란시스의 손을 꼭 잡은 엄마는 의료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아이타족 선교에 주력하고 있는 박철환 선교사(클락세계선교회)는 “의료 선교는 다른 선교활동과 달리 일회성이라도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사역이다. 의료팀이 보여준 사역의 힘에 놀랐고 이번 사역을 통해 쌈스빌 기술학교 옆에 무료선교병원을 건립하는 비전을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의료팀은 셋째날 피나투보 화산지역으로 지프니를 타고 까빠스 산타훌리아나 지역으로 갔다. 무장한 아부사야프 반군이 있는 곳이지만 선교사들이 그동안 관계를 좋게 한 덕분에 방문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회원들은 아이타족 마을을 둘러보았다. 전기 등 현대 문명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한 움막같은 곳에서 아이타 족은 생활하고 있었다. 집안에 먹을 것이라고는 한톨도 없는 그곳에 선교사들이 미리 준비한 빵을 나눠주고 돌아왔다. 어제 갓 태어났다는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며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기도를 했다.

 의료팀을 이끈 김이규 장로는 “기본적인 진료조차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한국이었으면 간단하게 치료하면 되는 것인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예상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진료했지만 하나님께서 부족함 없이 모든 것을 쏟고 올 수 있도록 하셨다. 힘들기 보다는 보람 있는 사역이었고 장차 의료센터가 국내외 의료선교를 하는데 있어 귀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 2008.02.20. pm 23:51 (편집)
클락=복순희기자 (lamond@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