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돌아서야

 북미에서 혀를 어떤 사람에게 내어민다는 것은 조소와 거절을 의미한다. 티벳에서는 똑같은 행동이 인사와 우의(friendship)의 상징이 된다. 인간의 행동과 산물은 문화의 독립된 부분이 아니라 그것들은 사람 가운데 놓인 감정과 가치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어떤 행동 혹은 문화적 산물과 함께 하는 특별한 의미, 감정, 가치의 연합이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인간의 행동양식이 타인과의 관계 선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신앙적인 점검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국어사전에 나와 있지 않은 신조어중에 ‘코쿤족’이 있다. 

 인터넷사전 검색을 해보면 “21세기를 준비하는 새부류인 코쿤족은 주위를 딱딱한 껍데기로 싸감은 채 골치아픈 사회와 단절하고 껍데기안에서 안락함을 추구한다”고 설명된다. 미국의 마케팅전문가 페이스 팝콘은 ‘확실한 사회에서 단절돼 보호받고 싶은 욕망을 해소하는 공간’이란 뜻으로 코쿤족을 사회적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상황은 어떠한가?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불확실한 사회를 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공간’의 의미가 짙다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들어 자동차를 교통수단이라기 보다는 ‘마음의 평화’를 얻는 장소로 여겨 투자를 아끼지 않는 자동차 코쿤족, 매일 몇 시간씩 골방에 틀어박혀 음악이나 스크린 감상하는 집 코쿤족, 사무실에 가족사진이나 영화배우의 사진을 걸어 놓거나 화초를 키우는 일터 코쿤족 등이 있다. 

 부산일보 1월21일자 논설에 따르면, “한 온라인 취업사이트가 조사한 결과 직장인 가운데 55%가 자신을 코쿤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코쿤족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혼자가 편하기 때문(63%)이 가장 많았고, 마음 맞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서(22%),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어서(15%) 등이었다. 요약하자면 직장생활의 대인 스트레스를 돈 들여가며 주말에까지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고 한다. 

 코쿤족은 안정된 수입원을 갖고 있으면서 스트레스 등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이 확실하다는게 특징인데, 이러한 성향이 자칫 오스 기니스가 ‘무덤파기 작전’에서 지적한 크리스천의 사생활화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한국적 상황을 차치하고서라도 근본적인 문제는 대화의 단절현상 때문이다. 

 국가와 국가, 사회구성원간에 또는 가정에서 대화가 끊긴지 오래다. 같은 언어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믿음의 교제보다는 딱딱한 껍질을 더 두텁게 쌓아가는 것이다. 결국에는 상대방의 이해를 필요치 않는 상태, 그것이 코쿤이다. 언어는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사랑의 통로이다. 하나님은 대화를 통해서 관계 맺기를 원하신다. 가장 아름다운 대화는 기도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성령충만한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주님의 뜻이다.

 코쿤족은 육적인 사람이 되기 쉽다. 바울은 로마서 7장과 8장에서 육적인 사람과 영적인 사람을 비교하는데 그 기준은 ‘어느정도 자기중심적인가’ 이다. 육적인 사람은 자신만을 생각한다. 육적인 사람을 묘사한 주절에서 ‘나’라는 단어는 25번이나 사용되었다. 반면, 영적인 사람을 묘사할 때는 2번 사용되었다. 육적인 사람보다 영적인 사람이 되려면 혼자놀기를 떠나야 한다. 또한 우리주위의 소외된 곳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소외’가 뭉쳐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소통’이 되어야 한다. ‘나’의 껍질을 벗고 ‘하나님 중심’으로 돌아서야 한다.                         

임 훈 목사(강서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