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후진국의 다른 점 중 하나는 생명에 대한 배려이다. 선진국일수록 사람들은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며 하나님의 진정한 선물로 받으며 서로에게 축하를 아끼지 않는다. 비록 처녀가 실수로 잉태를 하더라도 그 생명을 축복으로 맞아들인다. 매주 교회에 다니는 교인은 아니더라도, 그들은 생명은 하나님의 것이란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 그래서 혹시나 산부인과 의사가 몰래 낙태를 시술할 경우, 동네 주민들은 그 의사가 망해서 그 동네를 떠날 때까지 병원 문 앞에서 시간제로 번갈아 가며 떼 지어 데모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확실히 생명의 귀중함을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도 여러 후진국을 볼 때, 그들은 태아의 생명을 존중히 여기지 않는다. 산하 제한과 더불어 자녀의 수가 많으면 무조건 낙태를 하게하며, 어린 자녀들을 학대하는 소식은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나는 미국생활 22년 중, 미국으로 입양된 동양 아기들 중 일본 아기를 만난 적이 없다. 왜냐하면 이웃나라 일본은, 처녀가 아기를 낳더라도 절대로 함부로 다루지 않으며, 다른 나라로 입양 보내는 일은 더욱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예수님도 모르는 그들이 오늘날 선진국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느 수준인가? 

 내가 미국 생활에서 만난 입양된 동양 아이들은 거의 다 한국 아이들이었다. 어느 날 내가 섬기는 교회에, 데이비드 킹이란 목사님이 찾아오셨다. 그는 5명의 한국 아기들을 입양하셨는데, 그들은 모두 신체에 큰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었다. 걷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팔과 다리가 비틀어진 그 아이들을 목사님은 사모님과 함께 업고 안고 오셔서 한국말을 가르쳐 달라고 하셨다.

 그 아이들을 보는 순간 나는 너무나 당황했고 창피한 마음과 송구한 마음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리고 이렇게 아프고 상처 난 아이들만 골라서 한국에서 데리고 오신 그 목사님 부부에게 나는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를 잊어버렸다. 선진국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이,이렇게 잘 사는 대한민국이 아직도 아이들을 다른 나라로 내 보낸다는 사실이 우리의 가슴을 메이게 한다.

 우리는 이제 오천년 동안 대대로 내려온 체면문화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동안의 유교문화는 우리의 가정과 자녀를 망가뜨려 놓는 주된 원인이었다. 내 체면과 우리 집안 체면 때문이 아니라, 나라의 장래를 위해 태중에 있는 아기를 비롯해서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격적인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이는 선진국을 향한, 나의 후손을 위한 부모된 자들의 첫걸음이다!

김영실 교수(총신대 사회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