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꼭 살리겠습니다” “국민을 잘 섬기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이 국민에게 약속한 내용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섬기겠다는 말은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든다. 국민들이 보기에 대통령이나 고위 관리들에게는 아직도 군림한다는 느낌이 남아있기 때문에 섬긴다는 말이 어색하게 들릴 지도 모른다.

 어쨌든 곧 출범할 새 정부가 섬김을 국민을 향한 기본자세로 들고 나온 것은 정말 대단한 변화이며 발전이다. 특히 인수위원장에 임명된 이경숙 숙대 총장은 섬김 리더십을 기반으로 숙명여대를 혁신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그는 직선 총장에 네 번이나 선출되면서 1000억 원의 기금을 모아 숙대를 명문여대로 만들었다. 섬김 리더십의 모델을 그는 성경에서 찾는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모습은 섬김 리더십의 좋은 사례다.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는 진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섬김은 정직과 겸손, 언행일치에 뿌리를 둔다. 또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인내와 사랑을 바탕으로 하며, 이기적인 경쟁과 갈등의 벽을 허물어 조화와 협력의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출발점이다”

 이 총장은 이런 자세로 교수와 직원을 섬기고 학생들을 섬겼다. 물론 처음에 섬김을 부르짖을 때 “진심일까?”하고 오해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섬김을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 주었다. 그에게는 섬김 리더십에서 나오는 몸에 밴 행동 하나가 있다. 총장실을 찾아오는 사람이 누구든 간에 직접 엘리베이터까지 나와 밝은 미소로 배웅을 한다. 학생들조차도 “총장님의 자상하고 겸손하신 모습에 저절로 존경심이 생겨요. 저희 학생들이 찾아가도 늘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나오셔서 따뜻하게 격려해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습니다”라고 말한다.

 섬김 리더십은 기독교인들의 기본 덕목이다. 예수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셨으므로 우리에게는 실천할 의무도 있다.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지식사회에서는 명령하고 통제하려고 하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하지만 진심과 겸손으로 섬김 리더십을 발휘하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면 그 영향력은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이다. 숙명여대에서 꽃을 피운 섬김 리더십이 가정과 직장과 교회와 사회에 확산되어 우리나라가 성숙한 사회가 되고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양병무(인간개발연구원장, 숙명여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