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상속재산에 대하여 아무런 권한 없는 자가 마치 정당한 상속인인양 상속재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소유나 점유), 정당한 상속인이 이를 되찾아 오는 권리를 설명한 상속회복청구권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피상속인(예를 들어 부친)이 생전에 적극적으로 재산을 처분하여(증여 또는 유증) 상속인(유족)의 정당한 몫을 침해하는 경우에 유족들이 이를 되찾아 오는 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상속인의 이러한 권리를 유류분반환청구권이라고 하는데, 유류분이라는 뜻은 피상속인의 재산처분권을 제한함으로써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해 유보되는 재산을 의미한다.

 상속회복청구권이 다른 상속인이나 제3자가 정당한 상속인을 침해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과는 달리, 유류분반환청구권은 피상속인(부친) 스스로가 자신의 재산을 처분함으로서 정당한 상속인(유족)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를 잘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김씨(피상속인)는 생전에 9000만원의 재산(채무는 공제해야 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게는 부인과 3명의 아들이 있다. 만약 김씨가 위 재산에 대하여 생전에 특별히 처분하지 않는다면, 위 재산은 김씨의 사망후 부인에게 3000만원, 아들들에게 각 2000만원의 비율로 상속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김씨가 생전에 위 재산을 제3자인 A씨와 짜고서 아무런 대가 없이 A에게 전부 증여해버렸다면, 유족들은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몫이 없어 너무 억울해할 것이다. 이 경우 유족들은 유류분반환청구권에 의해 정상적으로 상속받을 몫의 50%는 다시 되찾아 올 수 있다(즉, 부인 1500만원, 아들들 각 1000만원씩 반환받음).

 주의해야 할 점은 김씨가 제3자인 A씨와 짜고서 증여한 것이므로 김씨가 사망하기 수년전에 증여한 것이라도 반환청구 대상이 되지만, 만약 A씨가 선의로 증여받은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A씨가 김씨의 증여로 인하여 김씨 유족들이 손해를 본다는 점을 모르고 증여받은 경우에는(선의), 김씨가 사망한 때로부터 1년전 사이에 증여한 경우에만 반환청구대상이 되고, 만약 김씨가 1년 보다 그 이전에 증여한 것이라면 증여받은 A씨의 법적안정성이 더 우선시되어 유족들은 A씨에게 반환청구할 수 없다.

 그리고 위 증여분이 반환청구의 대상이 된다 하더라도 소멸시효를 주의해야 하는데, 부친인 김씨가 사망한 지 10년이 지나거나, 10년이 지나지 않더라도 김씨의 사망사실과 위 증여사실을 유족들이 ‘안 때’로부터 1년이 지나면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한편 부친인 김씨가 생전에 ‘제3자’가 아니라 ‘상속인 중의 특정인’ 예를 들면 장남에게 증여한 경우에는, 공동상속인들간의 형평을 중시하여 부친이 사망하기 1년 보다 그 이전에 증여한 것이라도 무조건 유류분반환청구의 대상이 된다(즉, 증여 받은 자가 선의, 악의인지와 무관함).  물론 이 경우에도 소멸시효는 여전히 적용되므로 이에 주의해야 한다.
 
 ※ 지난호 내용 중 다음과 같이 정정합니다. 상속인들이 장남명의로 명의신탁한 경우, 이러한 종류의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상 무효이므로, 상속인들은 진정한 소유권에 기하여 소멸시효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장남 명의의 등기에 대하여 말소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

법무법인 백석, 법조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