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영혼은 순수  
복음 전하며 교육 및 여성 위한 사역 전개
                 

 르완다 땅을 가득 덮은 초록의 잎처럼 이제 막 펼친 새로운 달력 앞에서 우리를 날마다 새롭게 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한 해의 안녕과 평강의 인사를 전합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하면 사자가 ‘그르렁’ 먹이를 향해 포효하고, 코끼리가 ‘뿌오뿌오’ 물 뿌려가며 행진하는 평화로운 그림이 연상됩니다. 그렇지만 르완다의 그림은 사실 그렇지 않답니다. 바람에 너울대며 춤추는 바나나 잎 아래 마토케(이들의 주식인 초록 바나나)가 땅바닥까지 늘어진 숲 사이에서 빵, 사탕 봉지를 들고 다니면 배고프다고 정말로 까맣게 달려 나오는 아이들.
 벤츠와 최신 RV차가 차고에 가족용으로 즐비한 저택 옆에서 그까짓 비교의식이나 열등감 같은 것은 아랑곳 없이 맨발의 아이들이 비닐을 감아 만든 공으로 ‘카르르’소리 질러가며 축구하는 곳이 르완다의 모습입니다.
 지나는 길에 만나는 친구마다 끌어안고 세 번씩 이마 부딪히며 인사하느라 가는 길 지체되는 친밀함의 이면에는, 매주 마을마다 열리는 가차차에서는 여전히 제노사이드(학살)의 미움의 진상을 밝혀내고 있답니다.
 전쟁을 겪고도 그렇게 잘 산다며 꼭 닮고 싶은 나라, 미스터 반기문(유엔 사무총장)의 나라 ‘코리아’에서 왔다고 반가워하면서도 내가 지나가면 늘 ‘지나’(중국 사람)라고 부르며 좇아다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황토 바닥에서 올라오는 먼지 위에서 두, 세 시간을 찬양하며 춤을 추고, 달리는 대중교통에서 찬송가가 흘러나오고 너나없이 크리스천이라고 말하면서도 무중구(외국인) 속여서 잔돈 챙기는 것이 은혜라고 말하고, 교회에는 가지도 않는 사람들이 이곳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까무룩해 저무는 저녁에도 만나는 외국인에게 ‘구뜨 모닝’(Good Morning)을 꼭 외쳐대면서도 르완다인들은 자기는 프랑스어, 영어, 스와힐리, 르완다어 등 여러 언어를 구사한다고 너스레 자랑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먹고 사는 것은 우리나라 1960년대지만, 문화는 2000년대를 살고자하고, 한달 임대료 280만 원짜리 아파트가 있는가하면 여전히 침 뱉은 자국 그대로 드러나는 흙바닥에서 자고 깨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이 나라.
 2미터 투치족들과 130미터 바트와 피그미들이 섞여 살고 있는 르완다는 겉으로 보이는 차이만큼 두드러진 이중성이 있습니다. 70% 이상의 후투 족들의 개성은 오히려 드러나지 않고, 소수의 투치들이 정권을 쥐고 있다보니 그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불균형. 그래서 그 갈등이 1994년처럼 다시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기도제목입니다.
 르완다를 천 개 힐(Hill)의 나라라고 ‘아프리카의 알프스’라고 한다지만, 찌를 듯 솟아있는 유카립투스 숲 사이로 요정들이 날아다니는 낭만의 알프스는 아닙니다.
 가난과 질병을 헤치고, 종족간의 전쟁의 상흔을 치료하고, 주변 나라들처럼 자랑할 만한 다이아몬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희귀종이라는 마운틴 고릴라에 국부를 걸고 관광객을 끄는 절박함과 남한 3분의 1정도의 작은 나라에서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들에서 퍼부어주는 구제품과 원조에 의해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누군가 무엇을 손에 쥐어줘도 ‘감사’라는 말도 시키지 않으면 듣기 어려운 곳. 르완다는 우리나라의 나이 사십을 넘긴 세대들이라면 어릴 적 우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너무 많을 그런 곳입니다.
 가끔은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로 와 버린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르완다는 1950년대의 전쟁과 그 회복의 과정을 겪은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잘 이해해 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나라이기도 합니다.
 초코렛 빛 피부에 눈이 너무 크고 예뻐서 슬퍼보이는 아이들이 넘쳐나는 이 나라에 대학을 만들고 젊은이를 교육하겠다는 비전으로 이 땅을  밟았지만, ‘오늘 배고파서 숨이 넘어가면 내일의 교육이 무슨 힘이 있나’하는 의구심이 자꾸 달려들기도 합니다. 타운에 아기 들쳐 업고 구걸하는 사람들이야 어느 도시이건 있게 마련이지만 여기는 아직까지 거의 총체적인 빈곤의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계 수치에 따르면 국민 소득 200불 이라지만 사실 그 통계도 2∼3%도 안되는 극소수 부자들의 재산이 인구수로 분배된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 현대화를 위해 재개발을 추진하며 정부가 흙벽돌뿐인 교회들의 재건축을 촉구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교회 재건축이 후원과 원조가 없이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서북부 아프리카에 비해 무슬림의 세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경제적으로 워낙 어렵고 교육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보니 무슬림의 무료교육지원의 소문도 무성한 곳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공공도서관 설립 작업과 함께, 선교와 구제를 동시에 목표하고 어린이교회를 진행하며, 재정이 어려운 교회의 학생들 장학금 지원과 교회건축 등을 돕고 있습니다. 부흥회와 여성 지도자 훈련 등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려운 나라의 선교사라 안 하는 일 없이 이것저것 다 해야겠지요.
 2008년에는 몇 군데에서 어린이교회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제 자신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일꾼이길 소원하고, 또 귀한 도우미 사역자들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튼튼히 세워가도록 기도를 부탁합니다.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