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빈곤이 사라지길 기도해요

광고계 살아있는 신화의 주인공
하나님 도구로서의 삶에 기쁨 얻어
 
 ‘정복할 것인가, 정복당할 것인가’, ‘막 사 입어도 1년 된듯한 옷. 10년을 입어도 1년 된듯한 옷’, ‘미인은 잠꾸러기’ 등 멋진 광고카피들을 쏟아내는 명카피공장장. 국제대회인 칸광고제 은사자상 수상, 2004년 한국광고대상 수상. 차별되는 크리에이티브로 유명한 광고대행사 웰콤 설립자. 이 모든 수식어가 부족해 보이는 광고계의 살아있는 신화의 주인공이 바로 문애란 집사다.
 그런데 그녀는 얼마 전 그녀가 만든 광고카피 중 하나인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처럼 돌연 대표직을 내려놓고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모든 사람들이 ‘왜’라는 의문을 떨치기 힘들었다.

 날씨가 무척이나 춥던 어느 날 강남에 위치한 컴패션하우스란 곳에서 문애란 집사를 만날 수 있었다. 남자도 버텨내기 힘들다는 광고계에서 우뚝 솟은 그녀이기에 강한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직접 본 문 집사의 인상은 따뜻한 햇살 같았다. 그런 그녀의 입에서 뜻밖의 고백과 함께 그녀가 만난 하나님을 엿볼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성공한 광고인이자 성공한 크리스천으로 보여 졌을지 모르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일 뿐이었어요. 내가 45, 6세쯤 되었을 무렵 나는 내 직업의 의미에 대한 회의, 낙담이 찾아왔습니다. 스스로를 평가절하하기 시작했고 겉으로는 밝고 명랑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내면은 타들어 가고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그녀는 “직장에서 크리스천이라고 당당하게 고백할 수 없었다. 나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교회에 가기는커녕 멀어질까 두려웠다. 거룩한 삶을 살지 못하는, 흔히 말하는 선데이 크리스천에 불과했다”고 고백했다.

 광고대행사 웰콤 사옥인 웰콤시티는 아름다움과 환경의 조화로 많은 건축상을 수상했다. 하루는 소문난 웰콤시티를 보고자 하용조 목사가 웰콤을 방문했다. 하 목사는 그녀에게 “세상 물건을 이렇게 잘 파니까 하나님 물건도 잘 팔아보라”고 가볍게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한 마디가 하나님의 강한 메시지로 느껴졌다.

 그 후 그녀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생각으로 온누리교회 전도프로그램에 동참했다. 마치 소비자를 분석해 광고를 만들듯이 일반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분석, 기획했다. 점차적으로 하나님이 그녀에게 광고라는 직업을 주신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또한 그녀는 직장여성들을 모아 목요일마다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처음 9명으로 시작했던 성경공부모임은 그녀의 전도에 힘입어 120명으로 늘더니 직종별로 세분화되어 많은 성경공부모임이 탄생했고 그 안에서 하나님을 영접하는 사람도 생겼다. 물론 그녀도 그 모임을 통해 살아있는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을 하고 항상 하나님과 호흡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문 집사에게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의 발단은 2년 전 그녀의 딸에게서 온 전화 한통이었다. 컴패션이란 단체의 주최로 엘살바도르로 비전트립을 갔다온 딸이 그녀에게 “어머니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의 부탁으로 NGO단체인 한국컴패션이란 곳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저는 이 지구상에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는 것을 컴패션을 통해 알았어요.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어요. 가난 속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 주려는 컴패션의 비전에 큰 감명을 받고 이 일에 동참하게 되었어요”

 그녀는 친구와 함께 그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컴패션을 알리기로 했다. 작은 파티를 열어 손님들을 초대해 컴패션을 소개하고 여러 단체와 결연되도록 지원했다. 최근 2년 동안 컴패션을 위해 봉사하면서 그녀는 많은 기적을 체험했다고 고백했다.

 “처음에 봉사를 시작할 때는 ‘내가 누군가를 돕는다’라는 생각이 강했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봉사를 통해 나 자신이 변화 받고 비전을 가지게 된 것을 알았습니다. 이전에는 크리스천이라고 하면서 세상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신앙과 삶을 분리한 잘못된 신앙관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그리고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는 나란 사실이 너무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문애란 집사는 “앞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미디어란 도구를 이 지구의 빈곤의 종말을 위해 쓰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며 “하나님께 믿음으로 순종할 때 하나님이 이루어주신 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승환 기자 kg21@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