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갑자기 화를 낸다.

아버지 : 너는 오늘따라 왜 늦게 일어나는 거야? 그러다가 학교 늦으면 어쩌려고 그래?

         그런 정신 상태로 공부를 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어?

아들 : 오늘 놀토라예.

이때 엄마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엄마 : (휴대전화를 받아들고는) 알았다 (휴대전화를 남편에게 건네 주며) 당신 전화라예.

아버지 : (휴대전화를 건네받고) 미자? 내가 갚는다고 했잖아. 왜 집으로 전화를 걸고 그래?

       (전화끊고는) 회사 앞 다방의 미자인데... 외상값 안 갚을까 봐...

엄마 : 그 전화는 내 막내동생 미자라예...

 요즘 한참 인기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대화가 필요해’라는 장면이다. 바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연히 가족간의 대화가 부족해서 이런 아버지가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물론 코미디이다 보니 약간 과장된 부분은 있지만 아마도 대개의 가족이 이렇게 대화가 부족할게 분명하다. 요즘은 아이고 어른이고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교 수업 끝나고 곧바로 과외나 학원을 다니면서 어른들 보다 더 늦게 귀가를 한다. 이러니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 식탁에 앉는 경우가 일주일에 손을 꼽을 정도가 된다. 한마디로 가정안에서도 대화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러니 가족간에도 오해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오해가 쌓여서 결국엔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게 되고 가족간에도 거리가 생기게 된다. 이 세상의 모든 갈등과 오해는 대화의 부족에서 생기는 일이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하다보면 상대방의 이야기도 듣게 되고 나의 의견도 전달하면 안 될 일이 없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식탁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만큼 심성이 나쁜 사람들도 아니지 않는가? 남과 북도 그렇고 정치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노사간도 그렇고 동료간에도 대화를 하면 서로를 이해하면서 쓸데없는 오해를 막을 수 있는데 문제는 도무지 대화할 시간이 없다. 대화를 안하다 보면 대화하는 방법도 잊게 된다. 사소한 말꼬리를 붙잡고 물고 늘어지기도 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내가 먼저 목소리가 커진다. 이제 2007년도 마무리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일년 동안 대화가 부족한 관계가 있다면 자리를 마련하자. 우선 가족들부터 식탁에 불러 앉히자. 절대 내 목소리를 높이지 말고 먼저 상대방이 이야기를 할 기회를 주고 들어보자. 그리고 정작 필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대화다. 하나님은 지금 이순간도 우리와 대화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방송작가 김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