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해의 끝자락이요 모든 것이 얼어붙는 겨울의 문턱에 서있다. 한 해의 영적 전투의 날들을 한번 돌아볼 때가 다가왔다. 그 결산이 어떻게 나오든지 우리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짐으로 삶을 여유있고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여전히 여러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온 몸으로, 온 몸으로 거부한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리스도의 사람들에게는 지나온 삶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감사의 기도로 하나님께 맡기는 때도 필요한 것이다.

 욥의 아내는 모든 재산을 잃고, 열 명의 자녀를 한꺼번에 잃어버리고, 거기에다가 악성 피부병에 걸려 잿더미 속에 앉아 질그릇 조각으로 몸을 긁고 있는 남편 욥에게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고 절규한다(욥 2:9). 그런데도 욥은 일반적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상에서 하는 말로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이란 말이 있다. 그 말은 죽어도 못 받아들인다는 마지막 저항이다. 우리 인생들이 언제까지 그런 끈질긴 저항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욥처럼 무조건 하나님께 두 손을 들고 백기투항하는 것이 어떨까? 사나 죽으나 주님의 뜻대로 하겠다는 고백을 올려보자. 그러한 무조건 항복을 거부한다면 인생사를 받아들여야 하는 몇 가지 이유를 말할 수도 있다. 

 첫째로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믿는다면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앉고 일어서는 것을 아시며 우리의 모든 길과 우리의 눕는 것을 살펴보셨으므로(시 139:2-3) 우리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허락하심 가운데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머리털까지라도 헤아리시는 분이다. 

 둘째로 하나님의 사랑을 확신할진대 삶의 크고 작은 문제를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심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대속하시고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셨다. 그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삶의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고통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셋째로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인정함으로써 우리 인생을 송두리째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님은 토기장이요 우리는 진흙이다. 하나님은 인생을 그 뜻대로 만드시고 이끌어 가시는 절대주권자시다. 사람들은 스스로 교만해지기 쉽지만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사람은 땅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넷째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줄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 땅으로 넘어진 자는 땅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한다. 하나님으로 실망하지 말고, 하나님으로 일어서기 바란다. 하나님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소망이 되신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