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맹자 어머니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일찍 남편을 여윈, 가난한 맹자 어머니가 맹자와 함께 살았던 곳은 공동묘지 근처였다.  동네에 놀 만한 벗이 없던 맹자는 매일 공동묘지를 돌며 장례를 행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는 그들을 따라 곡(哭)을 하는 등 장사 지내는 놀이를 하며 놀게 되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 교육에 도움이 안 됨을 알아 이사를 했는데 가난한 그녀는 시장 근처에 방을 구하였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맹자가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들의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이었다.  남달리 교육열이 깊은 맹자의 어머니는 이번에는 글방 근처로 집을 옮긴다.

 그랬더니 맹자가 글방을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며 예절에 대한 것을 배우고 글공부도 흉내 내자 맹자 어머니는 안심하며 그곳에 머물러 살았다고 한다.  남편도 없이 이리 저리 이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팔자려니 하고 한 곳에 눌러 살아도 되지만 어머니 노력으로 맹자는 뛰어난 학자가 되었다.  따라서 그녀는 고금에 현모양처요, 자녀 교육에 성공한 일화로 오늘날까지 그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성경에도 자녀 교육에 성공한 부모들과 실패한 부모들의 예가 잘 나타나 있기에, 우리의 자녀교육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오늘은 자녀교육에 실패한 롯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창세기 19장에는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다.  아브라함과 롯은 서로의 재산이 크게 늘어나고 또한 가축을 돌보는 종들이 서로 싸워대자 이제 더 이상 함께 살지 못함을 알고 따로 따로 이사를 가게 된다.  아브라함은 사랑하는 조카 롯에게 먼저 좋은 땅을 고르라고 한다. 

 롯은 눈에 보기 좋고 물이 넉넉한 소알 땅의 소돔과 고모라로 장막을 옮긴다. 그러나 롯이 정한 그 땅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모르고 죄악이 가득한 삶을 살고 있었기에 하나님은 롯이 살고 있는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려고 결심을 하신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의 식구를 위해 만약 10명의 의인이 그 성에서 살고 있다면 그들로 인해 그 성을 심판하지 말 것을 하나님께 간절히 간구했다. 그러나 의인은 조카 롯 한 명뿐이었기에 그 성의 멸망은 정해진 것이었다. 

 하나님이 보내신 두 천사가 소돔에 이르렀을 때에 롯은 그들을 알아보고는 자기 집에 모시고 대접을 한다.  밤중이 되자 소돔의 사람들이 몰려와 롯의 집을 에워쌌다. 폭력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그들은 나이가 어린사람부터 노인까지의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롯에게 “이 저녁에 네게 온 사람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고 무섭게 소리를 지른다. ‘그들을 상관하리라’는 영어로 ‘relations with them’으로 그 성에  들어온 두 사람을 상대로 남자들끼리 성관계를 맺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그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적인 타락과 죄 속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었다.  롯은 두 사람들이 하나님의 천사임을 알았기에 그들이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여 말하기를 “이 사람들에게 이런 악을 행치 말라.  그러나 보라, 내게 남자를 가까이 아니한 두 딸이 있노라.  청컨대 내가 그들을 너희에게로 이끌어 내리니 너희 눈에 좋은 대로 행하라”고 하며 자기의 예쁜 두 딸을 몰려온 폭군들에게 내주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심각하게 이 문제를 생각해 보자.  이토록 타락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성에서 롯은 왜 빨리 이사 나오지 않고 그냥 눌러 살고 있었을까? 롯은 천사를 알아볼 수 있는 의로운 눈을 가진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죄가 심한 소돔과 고모라 성에서 빨리 떠나가지 않고, 그냥 그들과 함께 살면서 딸들을 양육했을지 의문이 생긴다.

 성경에 보니 롯의 딸들은 약혼을 한 상태였으나, 아직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아니한 순결한 딸들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딸들을 폭군들에게 내어주려고 하는 롯의 마음은 더욱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마도 그는 소돔과 고모라에서 날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만을 보았기에  심령이 무뎌져 딸들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천사는 롯과 그의 아내 그리고 두 딸은 급히 피신시키며 ‘절대로 뒤 돌아 보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롯의 아내는 그만 천사의 말을 저버리고 뒤를 보는 바람에 소금 기둥으로 변하고 만다.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구원받은 롯과 두 딸은 급하게 피신하여 겨우 해를 면한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들은 산으로 도망하여 굴속에서 지낸다.  하나님의 심판하심을 눈으로 보고 경험한 두 딸이지만, 그들은 무엇이 죄이고 아닌지 아직 구별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소돔과 고모라에서 자라날 때 그들의 눈에 보였던 것은 아무하고나 성 생활을 하는 그 도시 사람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소돔과 고모라를 떠나기 싫어 뒤돌아 본 어머니나 타락한 도시임을 알고도 이사 가지 않은 아버지 롯이 딸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시켰으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롯의 가정은 자녀교육에 실패한 성경의 대표적 인물이다.  결국 소돔과 고모라에서 볼 것과 못 볼 것을 다 보고 자라난 롯의 두 딸은 아버지에게 술을 먹이고 동침하므로 자녀를 얻는다.  그러나 그렇게 태어난 그들의 후손들은 누구인가?  성경 역사를 통해 보면 그들의 후손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지 못하고 대대로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암몬과 모압 족속이 된다.

 롯의 가정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우리 자녀들의 눈이 보이는 어른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주위 환경은? 혹시 술집이나 유흥시설이 많이 있지는 않은가? 우리의 주위 환경이 우리 자녀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더 이상 어리석게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된다. 

 또한 우리 집안은 어떠한가?  한번 둘러보자.  컴퓨터와 텔레비전이 문명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구들이지만, 우리 자녀들에게 좋은 것 보다는 타락한 문화를 더 많이 보여주는 매개체이도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이것들을 지혜롭게 사용하도록 부모님은 자녀가 어려서부터 확실히 지도해야 한다.  힘들더라도 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맹자 어머니처럼 과감히 일어나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좋은 것을 볼 수 있고,  좋은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우리의 자녀들을 자라나야 한다.  그러므로 롯의 자식이 아닌, 맹자 어머니처럼 자식을 키워내자.  내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지혜가 많으시고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않는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자.

김영실 교수(총신대 사회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