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심장은 분당 약 5리터의 혈액을 짜주는 펌프 역할을 하며, 혈관을 통해 전신 장기에 혈액을 공급하고 있다. 수면시 모든 근육이 쉬고 있을 때에도 심장은 멈추지 않고 박동을 계속해야 하므로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심장 근육은 충분한 에너지와 산소 공급을 필요로 하게 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정상 동맥혈관의 내벽은 아무런 이물질이 붙어있지 않은 깨끗한 파이프와 같은데, 동맥의 내벽에 콜레스테롤 등 여러가지 찌꺼기가 끼는 현상을 죽상동맥경화증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관상동맥에 일어나면, 혈관이 좁아져 피가 잘 흐르지 못하고, 심장 근육에 산소부족이 일어나 가슴이 조여 들고 무거운 돌로 눌러 놓은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협심증이라고 부른다.
협심증은 가슴의 통증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목이나 어깨, 양쪽 팔, 등으로 뻗치기도 한다. 특히 운동이나, 스트레스, 성관계 등 심장이 일을 많이 해야 하는 경우에 흉통이 더 흔히 나타난다. 대개 1분에서 15분 정도 지속되며, 관상동맥을 확장시켜주는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약을 혀 밑에 넣으면 통증이 곧 가라앉는다. 만약에 통증 지속시간이 길어지거나 약에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하며 심근경색은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가까운 응급실에서 곧바로 심장검사를 해야한다.
협심증의 원인은 죽상경화증에 의해 혈관이 좁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병, 비만 등에 의해 촉진되고 여성에서는 폐경기후에 증가한다. 협심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운동부하검사, 심장핵의학검사, 심초음파검사 등이 도움이 되며, 이들 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직접 관상동맥을 촬영하여 혈관의 어느 부위가 어느 정도 좁아져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혈관조영술이라는 방법이 있다.
협심증의 치료는 원인이 되는 위험요소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일단 심장 혈관조영술에서 좁아진 혈관부위가 확인되면 스텐트라고 하는 그물망을 삽입하여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경피적 관동맥성형술이라는 시술을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방법들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좁아진 부위를 우회하여 대동맥과 관상동맥들 이어주는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은 예방이 최선의 길이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 등을 철저히 치료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식생활 개선을 통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도록 노력을 기울이며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서 평소 느끼지 못했던 흉통이 나타날 경우 가까운 병원에서 심장상태를 검사하는 것이 심근경색 등에 의한 치사율 감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재용 집사(연세한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