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때문에 곤경 처한 임대인, 어떻게 해야 할까?

1. 상황

 김 씨는 서울시 ○○동에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다. 김 씨(임대인) 본인은 강서구에 다른 집을 하나 더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 아파트는 임대를 주어 현재 이 씨(임차인)가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임대차 보증금은 1억원이고, 임대차 기간은 2006년 1월 1일부터 2007년 12월 31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임차인 이 씨는 개인 사업을 하고 있어 항상 사업자금이 모자란 형편이라 이 씨가 돈을 빌린 사람만 해도 A씨(채권액 5천만원), B씨(채권액 5천만원), C씨(채권액 5천만원)등이 있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언제부터인지 집주인 김 씨에게 여러 가지의 통지서가 배달되어 김 씨의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김 씨가 받은 통지서는 이러했다.

 채권자인 A씨는 이 씨로부터 대여금 5000만원을 받지 못하자 법원에 위 보증금에 대하여 채권 가압류신청을 하여 그 가압류결정문이 2007년 9월 1일 집주인인 김씨에게 송달되었다.

 채권자 B씨도 이 씨로부터 대여금 5000만원을 받지 못하자 매우 화가 난 상태였는데, 가압류를 할까 하다가 아예 법원에 이 씨를 상대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결국 승소판결을 받았다. B씨는 이 승소판결에 의하여 위 이씨의 보증금에 대하여 압류 및 전부 명령을 집행법원에 신청하여 그 결정문이 결국 집주인인 김씨에게 2007년 10월 1일 송달되었다.

 채권자인 C씨도 이씨로부터 대여금 5000만원을 받지 못하자, 이 씨와 논쟁끝에 보증금 5000만원을 이씨가 C씨에게 양도한다는 채권양도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양도인 이씨가 이 채권양도합의서를 내용증명 방식으로 하여 집주인인 김 씨에게 보내 이것이 2007년 11월 1일에 김 씨에게 송달되었다(양도통지는 반드시 양도인이 하여야 하고, 확정일자도 기재되어 있어야 함).

 위와 같이 여러 가지의 통지서가 집주인 김 씨에게 송달되었을 때 김 씨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2. 임대인 김 씨의 해결방법

 가장 쉬운 해결방안은 집주인 김씨가 보증금 1억원을 임대차계약기간이 끝난 후에 법원에 공탁을 하고, 이후에 A씨, B씨, C씨 등이 스스로 알아서 법원에 공탁금 출급청구를 하여 법원 공탁과에서 찾아가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만약 김 씨가 법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아래와 같은 순서로 보증금을 배분해 주어야 한다. 이때, 김씨가 가장 주의할 사항은 바로 위 통지서들이 어느 순서로 김씨에게 도달되었느냐이다. 왜냐하면 위 통지서들이 김 씨에게 송달되어 도달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위 채권자들인 A, B, C의 우선순위가 정해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는 A, B, C의 순서로 집주인 김씨에게 송달되었으므로, 김씨는 1순위로 A에게 5000만원, 2순위로 B에게 5000만원을 배분해 주어야 한다.결국 3순위인 C씨가 받을 금액은 남아 있지 않다.(다만 A씨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단순한 가압류권자에 불과하므로, 김 씨는 A씨가 이 씨를 상대로 하여 본안 승소확정판결을 받아올 때까지 A씨에 대한 지급을 연기할 수 있음)

 A, B, C가 모두 단순한 가압류권자라고 가정할 경우에는 가압류는 단순히 제3채무자(집주인 김씨)에 대한 지급금지의 효력만이 있고, 가압류권자 상호간에는 통지서의 도달일시에 따른 우선순위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집주인 김 씨는 위 통지서의 도달일시와 관계없이 A, B, C의 각 채권액 크기에 따라 안분 배당해야 한다(각자 1억에 대하여 3분의 1씩).
 위 통지서들이 모두 같은 날짜에 도달되는 경우, 집주인 김 씨는 A, B, C의 채권액의 합이 1억원을 초과하므로 이들 중 어느 한 명에게 보증금 1억원을 전부 지급하면 되고, 이를 수령한 자가 각 채권액 크기에 따라 안분 배분하여야 한다.

 집주인 김씨가 2007년 7월분, 8월분, 9월분 월세(매월말 후불식이라 가정함)를 임차인 이 씨로부터 받지 못한 경우에 집주인 김씨는 밀린 월세를 이씨의 보증금에서 각 월세 지급기일에 공제(상계)할 수 있으므로, 월세 지급기일과 A, B, C 씨의 통지서 도달일시를 각각 비교하여 그 순서에 따라 월세에 배분하기도 하고 A, B, C의 채권에 배분하기도 하는 방법으로 처리하면 된다.

                                                                                                                                  법무법인 백석, 법조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