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흩날리는 차가운 날씨였다. 한 신사가,  몸을 움츠리고  지나가는 신문팔이 소년을 불러 세웠다. “얘야, 신문 한 장 다오” 노인은 신문을 한 장 산 뒤 물었다. “춥지 않니?” 그러자 소년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나는 아저씨를 만나기 전에는 무척 추웠어요”

 누군가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은 아름답다. 긍휼은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근원이 된다. 사랑은 받는 쪽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지만, 주는 쪽의 마음이 더 기쁘기 마련이다. 지하철에서 혹은 거리에서 자리를 양보하거나 짐을 들어주었을 때, 길을 묻는 누군가에게 상냥한 말씨로 대답해 주었을 때 문득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배고픈 사람, 병상에 누운 사람, 장애인 등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삶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데 가장 좋은  윤활유는 바로 사랑이 아닐까? 귀찮다는 생각, 짐이 된다는 생각이 앞선다면 아직 행복을 누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하워드휴즈는 억만장자였다. 사람이 얼마나 돈을 벌어야 행복해 지는지 묻는 기자에게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보다 무조건 더 많이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평생  부를 늘리기에 골몰했던 그는 전혀 행복하지 못했으며 그의 장례식장은 조문객이 없어 쓸쓸하기 그지없었다고 한다. 많은 소유를 가지고도 나누는 기쁨과 행복을 알지 못한 그는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었다. 만약 그가 가난한 신문팔이 소년의 신문을 한 장이라도 사 주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면 그의 장례식장이 그토록 쓸쓸했을까? 천문학적인 재산 중에서 그가 죽은 뒤 차지한 것은 겨우 무덤 하나뿐이었다.

조임생 집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