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 살고 싶어요”

2007년 화재 후 더욱 견실한 기업 일궈
친환경, 건강 기능성 섬유 개발에 앞장
아프리카에 의대 및 에이즈병원 설립추진 

작지만 강한 기업 창대섬유의 수장 노귀영 장로는 믿음과 꿈으로 세워진 사람이다. 포목점 종업원으로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가 8500평 규모의 섬유 공장을 소유한 CEO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자산은 돈이나 물질이 아닌 꿈이었고 그를 달음질치게 한 동력은 신앙이었다.

1978년 동대문시장의 포목점으로 출발한 창대섬유는 초극세사 원단을 생산해 유럽과 미국에 수출을 하고 현재 종로에 본사를 두고 충남 공주시에 공장, 압구정에 디자인실과 전시관을 갖춘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인류를 위하여’라는 기업이념을 내세우며 친환경, 건강 기능성 섬유개발에 앞장서 최근에는 항균제품인 ‘본토(Bonto)’라는 브랜드로 일본과 미국, 독일 등 세계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노귀영 장로는 본토를 통해 원단제조에서 나아가 침구류와 목욕용품 등 완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떤 가게가 장사가 안되 폐업을 하려고 했는데 우리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뒤 다시 살아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열심히 제품을 만든 보람을 느꼈죠”   

그의 인생을 보면 도전과 변화로 일궈왔음을 알 수 있다. 공주 출신인 노귀영 장로는 서울에 올라와 재수 생활을 하던 중 진로를 바꾸어 포목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학업을 중단할만큼 가정환경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6남매의 장남인 그에게 부모님이 거는 기대도 남달랐지만 그는 자신만의 길을 위해 대학진학을 포기했다. “남들 다한다고 공부에 뜻도 없으면서 대학에 갈 필요가 없어요. 각자 하나님께 받은 달란트가 다른걸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적성과 소질에 맞게 살아야해요. 많이 배운다고 반드시 큰일을 맡는다는 보장이 없어요. 어떤 부분에서는 저보다 많이 배우신 분들보다 제가 더 많은 하나님의 심부름을 하고 있지요” 노귀영 장로는 타고난 감각과 뛰어난 제품 선택력으로 입지를 굳혔고 노길동이라는 별명을 얻을만큼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1990년 고향 공주에 공장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포목점 운영 시절 예수님을 영접한 노 장로는 그의 추진력보다 강한 신앙의 힘을 얻게 됐다. 당시 그의 공장설립은 인간적인 시각으로 보면 절대 되지 않을 일이었다. 무모하리만큼 하나님을 의지하며 사업계획을 세웠다. “성경 창세기 12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라고 나와 있어요. ‘창대’라는 이름은 이 말씀에서 비롯됐죠” 노귀영 장로도 포목점 사장님에 안주하지 않고 아브라함처럼 믿음의 모험을 떠난 것이다. “저는 꿈 꾸고 입으로 선포했을 뿐이에요. 하나님께서 그런 저를 통해 일하신 것이지요”  

맨손으로 시작한 일이기에 공장부지 매입, 건물 건축 등 그의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10여 년 매순간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기업을 일구었다. 큰 문제가 생기면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 올라가 기도로 해결해 나갔고 공장을 세우며 진 막대한 빚을 거의 다 갚을 수 있었다. 그러던 2000년 3월 공장에 불이 났다. 섬유 공장에 난 불은 삽시간에 기계와 제품, 모든 것을 삼켰다. 서울에 있었던 노귀영 장로는 화재가 났다는 사실을 아는 즉시 교회로 달려가 무릎 꿇었다. “인명피해가 없는 것에 감사하며 회개기도했습니다. 그동안 일이 많았기 때문에 주일에도 기계를 가동시키고 직원들에게 일을 시켰거든요” 기도를 한 후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긴 그는 편안한 마음으로 공주로 내려갔다. 노 장로는 모든 것이 불타버린 현장에서 다시 한번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직원들과 손을 잡고 기도했다. “불은 이미 난 것이고 굳이 책임을 돌리자면 제가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고 어서 일어서는 것이 시급했죠”  한달만에 비닐로 바람을 겨우 막은 상태로 직원들을 격려하며 기계를 가동시켰다. 1년 동안의 복구 작업을 하면서 하나님을 믿지 않는 주변 사람들은 “나 같으면 충격을 받아서 병원에 자리보존하고 있을 일인데, 노 장로도 신앙이 없었으면 벌써 쓰러졌을거야”라고 했다. 직원들 역시 그의 모습에 힘을 얻어 더욱 열심히 일해주었다. “지금 뒤돌아보면 오히려 감사하죠. 하나님께서 제신앙이 바로 된 것인지 확인하시는 시험을 치른거라고 생각해요” 시련을 잘 견딘 후 창대섬유는 공장 부지를 늘려서 또 하나의 공장을 세웠고 기계도 그전에 두대만 운영했는데 다섯대를 들여와 사업을 확장했다.
  불과 7년전의 일인데 창대섬유는 모든 아픔을 씻어버리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더나아가 웰빙 시대의 요구에 발맞춘 친환경적 제품 개발에 힘쓰는 한편 미얀마와 아프리카 콩고 등지에 다섯교회를 세웠다.      

현재 노귀영 장로는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에 25만평의 부지 위에 의과대학과 정보통신 전문공대, 간호대학, 에이즈전문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02년에 한인 선교사를 도와 세운 사임크리스천 고등학교의 정부 내 위상이 커지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창대라는 이름 그대로 개인의 사업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 세상을 섬기는 일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 “제가 프랭크 윌리엄 선교사가 세운 공주 영명중·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많은 선교사들이 가난하고 아무것도 없는 우리나라에 병원과 학교를 세워서 우리가 많은 혜택을 입었죠. 이제 그 빚을 갚는 것일 뿐이에요”  인터뷰 내내 노귀영 장로는 스스로를 심부름꾼이라 불렀다. “심부름꾼이 얼마나 편한데요. 시키는 것만하면 되고, 심부름 잘하면 나도 칭찬받고 물건 전해받은 사람도 즐겁고. 어차피 이 세상에서 가진 것은 제 것이 없어요. 저에게 현재 주어진 것은 하나님께서 심부름 시키려고 주신 것이지요. 시키는 것 열심히 하고 주안에서 즐길 수 있는 삶을 끝까지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