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얼마 전 자신의 애완견에게 무려 300억원이나 되는 유산을 남겼다고 한다. 한 해 수입이 2400억원에 달하는 억만장자인 윈프리의 재산에 비교하면 크지 않은 돈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도 아닌 강아지에게 이같이 엄청난 돈을 물려주었다는 사실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닌 듯싶다. 하지만 명절이 다가오면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푸념이 난무하며 가족간의 불협화음이 울리는 요즘이다.
 이미 우리 가정에 가득한 이기주의는 가족관계의 단절을 만들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10세 이상 국민은 평일 여가생활로 TV시청에 2시간6분, 컴퓨터 이용에 28분을 보내지만 교제활동은 49분으로 기계와 마주하는 시간이 사람과 교제하는 시간의 3배로 나타났다. 이미 가정과 직장, 학교, 사회에서 대화는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 대화에 익숙치 않기에 명절이라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있는 것이 고역일 수밖에 없는 ‘거실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비단 거실 뿐이 아니다. 부엌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진다. 부엌갈등의 핵심은 불평등한 남녀 관계에서 온다. 명절음식 준비에서 손님 상 차리기, 손님 접대, 설거지에 이르기까지 폭증하는 가사 부담이 고스란히 여자들의 몫으로 떨어지면서 주부들의 불만이 폭발한다. 특히 분가와 맞벌이가 늘면서 평소 가사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젊은 주부들은 명절에만 유독 집중되는 가사 스트레스를 점점 더 못 견뎌하고 있다. 통계청은 ‘2007 대한민국 행복테크’를 발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행복테크’를 위해 먼저 가사분담을 리모델링하자고 제안 한다.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주부의 가사노동은 하루 3시간28분으로 맞벌이 남편(32분)의 6.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상적 불이익이 잠재 된 상태에서 명절에 쏟아지는 주부 노동의 중압감은 결국 ‘부엌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주부노동 부담을 줄이는 현명한 방법은 가족들이 노동을 분담하는 것이다. 아울러 고군분투하는 주부들의 명절 노동에 대해 칭찬과 격려의 릴레이가 이어진다면 미흡하지만 명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작은 실천일 것이다.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7:1)라고 성경은 화목은 돈으로 살 수없는 재산임을 강조한다. 결국 화목이 없는 가정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 풍성한 명절 상차림이 있을 지라도 화목이 없는 식탁은 가장 빈곤한 식탁이 되는 것이다. “무리에게서 스스로 나뉘는 자는 자기 소욕을 따르는 자라”(잠18:1) 가족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의 담을 쌓는 자에게 죄 없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성경은 일깨워준다. 부모에게, 자녀에게 친지들에게 마음의 고통을 주면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사람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하고 대화하고 안아 줄 수 있는 화목이야 말로 명절 스트레스를 날리고 정겨움이 넘치는 '해피(Happy)추석'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