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하면 ‘쇼핑’이 떠오른다. 뉴욕은 월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경제중심지’, 로스엔젤레스는 ‘영화와 스타’, ‘예술’하면 프랑스 파리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이런 현상을 아놀드 토인비는 ‘도시의 운명’이라는 책에서, ‘도시가 형성되려면 최소한 그 도시가 갖고 있는 영혼의 특성에 따라 발전되어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시는 그 구성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구성원인 사람에게는 태초부터 문화적 책임이 있다. ‘다스리라(창 1:26,28), 정복하라(창 1:28), 다스리고 지키라(창 2:15)’는 하나님의 엄중한 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창세기 4장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문명과 문화의 시작, 유리하는 문화, 도망하는 문화, 살인 문화 등의 인본주의 문화를 통해 하나님과 분리되려는 작업을 끊임없이 해왔다. 달콤한 인본주의에 맛들인 사람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시점으로 그 욕망이 폭발했고, 현대로 넘어올수록 시대간의 격차(Gap)는 짧아졌고 빨라졌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발전성향을 보면 인류의 역사를 꼭 닮아있다. 평면에서 입체로, 평면적인 아이디(Id)에서 화려하게 치장한 아바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컨드 라이프(secondlife.com,이하 SL)의 열풍은 지켜볼만한 트랜드이다.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세컨드 라이프는 가상세계다. 현실에서야 어떻든 인터넷 가상세계에서 또다른 삶을 살 수 있는 매력적인 컨텐츠이다. SL은 3D 기반의 게임, 커뮤니티,e-마케팅, e-교육을 영위할 수 있는 새로운 가상환경의 서비스이며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하여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얻는 등 현실과 동등한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말하자면 SL은 일반적인 게임이 갖는 오락성을 넘어 생산과 소비가 가능한 실용적인 삶을 지향하는 가상공간의 의미를 갖는다. 인간이 아닌 아바타가 빌딩을 사고, 고급 포도주를 마시고, 개와 고양이를 기르고, 현실의 아내가 아닌 사이버세상의 또 다른 아내와 사랑을 나누는 곳. 인터넷 속에 존재하는 이 가상공간은 일본을 포함에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이다. 소니와 IBM 등 여러 기업들도 이 사이트의 상업적 가능성을 인정하여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핑크빛 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SL에서 두 번째 아내를 얻어 초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컴퓨터 앞을 떠나지 않는 남편, 실물경제 감각을 잃어버린 소상인들, 현실과 가상세계를 착각하는 사람들의 줄 이은 등장 등은 SL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실에서 못이룬 꿈들이 이곳을 통해 분출된다는 점은 그만큼 사람들이 각박해졌다는 거다. 얼마전 이 사이트의 제작자는 사용자(User)들에게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창조주를 부정하는 행태,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 못하게 하고 중독현상을 가져오는 ‘나’가 중심이 되는 곳, 이미 그곳은 현실세계의 복제판이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모두 거듭난(Born-Again) 사람들이다. 이미 두번째 삶을 살고 있다. 잭 헤이포드는 “우리는 왕같은 제사장(벧전 2:9)의 신분을 이미 획득했다”라고 강조한다. 헛된 이상세계를 꿈꾸며 몸부림치는 저들에게 우리가 적확한 꿈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 신본주의로 인터넷을 점령해야 하는 사명이 분명해졌다.

임 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