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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드림 ‘성미’-김용준 목사(부목사)
초대교회 구제 연보에서 유래
목회자, 신학생, 어려운 이웃 위해 사용

 
 성경에 나오는 “가장 아름다운 드림(Offering)”에 대해 묻는다면 구약에선 사렙다 과부의 드림(왕상17:10∼)과 신약에선 두 렙돈을 드린 과부의 드림(막12:42∼44)이다. 이 두 사건만을 두고 볼 때 두 여인에게 남은 전부를 드린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후자의 것에는 즉시 눈에 보이는 어떤 보상이 없었다. 그러나 사렙다 과부의 것에는 직접적인 보상이 따랐던 것은 엘리야가 당장 먹어야 할 ‘식물(食物)’을 제공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먹을 것을 나누는 것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드림이다. 현대 교회에서도 하나님께 바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다. 십일조, 감사헌금, 선교헌금, 구제헌금… 현대의 재화가 ‘돈’으로 대표되면서 교회에 대부분의 드림의 방법도 금전으로 대표되게 되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여전히 헌물로 드리도록 되어 있는 것이 있으니 이는 ‘성미(誠米)’이다.
 성미의 성경적 유래에 의문을 갖는 이들도 많이 있다. 성미의 유래는 멀리 찾는다면 제사로 드려진 제물(짐승, 곡식, 기름)과 제사를 전담하여 다른 분깃이 없는 레위인과 제사장들에게 돌려진 식물에서 찾을 수 있으나, 한국교회에서 아름다운 전통으로 오늘까지 행해지는 ‘성미’는 가난한 목회자와 교인에게 먹을 것을 나누는 입장에서 초대교회의 구제 연보에 더 유사성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분명 ‘성미’는 율법적으로 드려져야 하는 그 무엇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구약시대로부터 내려오는 가난한 자와 나그네를 먹여야 하는 신앙공동체의 율법에서 그리고, 신약시대까지 그 정신으로 이어져오는 구제의 모습에서 그 근거를 찾아야 한다.
 이는 한국적 상황과 맞물려 한국의 기독교신앙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남게 되었는데, 예전엔 기독교 인구도 적고, 출석 교인이 적어서 자체 헌금만으론 생활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목회자 중에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많았고, 더군다나 성도들 대부분도 여자들이 많았으니 당시에 경제권을 쥐고 있지 않은 여자들을 통해서 헌금을 걷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굶는 목회자들을 위해 여성도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살림을 맡고 있는 음식물에서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다른 음식과 달리 쌀이나 보리는 이동도 편리하고 보관도 용이해서 쉽게 모을 수 있었다. 조그만 성미함을 가져다 놓으면 여자 성도들은 집에서 십시일반(十匙一飯) 한 줌, 두 줌 쌀이나 보리 등을 가져와 목회자 한 식구 식사를 해결해주었다.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가 목회자만 어려운 게 아니었기에, 모아진 성미는 굶는 성도와 함께 나누기도 하고, 교회에서 잔치나 큰 행사 때 떡을 만들어 온 동네가 나누어 먹게 되면서 교회의 전통으로 남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성도들의 믿음인데, 초기 우리성도들은 성미를 드릴 때, 그저 적선하듯 드려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넉넉하진 않아도 식물을 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밥을 지을 때 마다 “이는 예수님의 몫입니다”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술, 두 술씩 정성으로 모아 교회에 드렸다. 그리고 그것으로 교회 내에 통용되는 식미로 사용하며 가난한 목회자, 신학생, 그리고 이웃들에게 나눔에 충분했었다. 현재 우리교회 성미는 각 교구별 가난한 가정, 정규 사례를 받지 못하는 신규 수련 교역자, 신학생, 양로원, 노숙자 등등을 돕는데 사용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현대화되면서 이런 아름다운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성미 창고가 텅텅 비어있다는 여선교회 보고를 접하게 되었다. 화폐로 대표되고 있는 이 시대에 무겁게 쌀을 들고 다녀야 하고, 외식(外食)을 많이 하는 시대에 집에서 밥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쌀을 모을 수 없다는 많은 핑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핑계로도 이 아름다운 전통을 퇴색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서두에 언급한대로 성경 속에 기록된 모든 아름다운 헌납보다 직접적인 ‘음식을 제공’하므로 놀라운 보상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자. 사렙다 과부는 가뭄을 이길 수 있는 식량과 아들의 부활을 보상 받았고, 자신의 도시락을 드린 소년은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가 수 만 명을 배부르게 하는 기적의 재료를 제공했던 그 소년에게 남은 열 두광주리의 음식이 돌려지진 않았을까?
 

기사입력 : 2007.08.24. pm 15:32 (편집)
이소흔기자 (sohuny@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