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두 가지 사건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다름 아닌 샘물교회 청년들의 피랍사태와 유명인사들의 학력 위조 사건이다. 두 사건의 상반된 출발과 상반된 결과를 통해 삶의 자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샘물교회 청년들은 귀중한 시간을 내 자비(自費)로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떠났다가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었다. 학력을 위조해 대학교수, 방송 진행자, 예술계 유력인사 등에 오른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의 출세를 위해 거짓말했다가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두 사건의 주인공을 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확연히 다르다. 샘물교회 청년들의 경우, 국가가 나서서 인질 구출작전을 펴고 있으며 수많은 크리스천이 그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반면 사람들의 질시를 받고 있는 거짓말 인사들 앞에는 검찰고발과 형사처벌만이 기다리고 있다.

 사이버상에서도 두 사건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악플러들은 위험한 이슬람지역에 간 청년들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갔고 자신들의 유익을 추구한 게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다.

 거짓말을 한 사람들은 악플러들에게 무차별 난타를 당하는 중이다. 학벌지상주의에 물든 우리 사회에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긴 하지만, 자신의 유익을 위해 거짓말 한 일은 결코 동정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태어날 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수명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나이는 길어야 70세다. 샘물교회 청년들은 짧은 인생이기에 보람있게 보내고자 위험하고 힘든 지역으로 갔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빠른 시간에 원하는 과실을 따고자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했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야 어떻든 상관없다는 낡은 사고가 거짓을 불러왔을 것이다. 거짓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 깨끗한 과정 속에서 투명한 결과가 나오고, 올바른 수단을 동원해야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지 매일 자신을 되짚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근미 소설가 www.root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