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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사람 -이만재(카피라이터)

 교회에 다니면서 수많은 교우들을 만납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적지 않은 믿음의 형제와 자매들을 만납니다. 그런 과정에서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꼭 같이 우리 주님의 말씀을 삶의 지표로 삼고, 꼭 같은 주기도문을 외고, 꼭 같이 주일성수를 지키는 신앙형식을 취하면서도 그 믿음의 자세나 목적이나 수준은 각기 다를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 다름과 차이를 두 부류로 분류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우선 말을 많이 합니다. 믿음자랑 헌금자랑 봉사활동 자랑도 당연히 빼놓지 않습니다. 우리 주님은 기도마저도 사람들 많은 곳에서 소리 내어 하지 말라고 가르치셨건만 제 믿음생활 자랑을 그렇게 많이 하고 다녀서야 그게 무슨 크리스천인가 싶을 때가 없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의 공통점은 매사 기복(祈福) 성향을 갖고 그런 목적 아래 주님을 바라보기 쉬운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기도를 했더니 무엇을 주시더라, 기도를 했더니 무엇이 이루어졌더라 등등을 또 자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뭔가를 당장 주시지 않고 이뤄주지 않으셨을 때는 주님의 존재를 혹 외면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비록 소수지만, 그런 사람들의 반대편에서 두 번째 부류의 진국 같은, 진짜 크리스천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은 꽹과리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산을 옮길 것 같은 믿음의 힘을 지녔으면서도 그것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조용한 미소로써 늘 주님의 형상, 주님의 마음, 주님의 온유, 주님의 발걸음을 닮고자 무릎 꿇어 자신의 내면을 낮추고 비우면서 늘 나누는 그 존재 자체로써 조용히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분들입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나 궂은 일이 생길 때나 해가 뜨거나 비바람이 불거나 이분들의 믿음생활 모양은 다만 조용하고 한결 같은 것이 그 특징입니다. 그래서 어느 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교회엘 몇 년간 다녔느냐가 아니라는 사실 중요한 것은 기도를 얼마나 유창하게 잘 하느냐가 아니라는 사실 중요한 것은 헌금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주님 말씀의 핵심을 실천하는 신앙의 차원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얘기입니다.

 

기사입력 : 2007.07.12. pm 15:25 (편집)
이미나기자 (mnlee@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