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드 바셈(Yad Vashem)은 “이름을 기억하라”는 의미로서,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인 최대의 학살 기념관이다. 야드 바셈은 제2차 세계 대전중 학살당한 유대인 600만명을 추도하기 위하여, 1953년부터 조성하여 2005년 3월에는 5600만 달러를 들여 역사관을 세우고, 새롭게 단장하여 재개장 하였다. 10여 만 평의 규모에 추도탑, 전시관, 역사관 그리고 어린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별관이 따로 있으며, 줄을 잡고 갈만큼 캄캄한 실내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반복해서 방송되고 있다. 야드 바셈은 유대인 역사의 최대의 비극을 잊지 않고, 후세에 영구히 전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용서는 하지만 잊지는 말자！”라는 경구에서, 오늘의 존재 이유가 과거 역사로부터 비롯된다는 간단명료한 진리가 넘쳐난다.
놀라운 것은 2004년 11월에 야드 바셈 웹 사이트(www.yadvashem.org)에 나치에 의하여 학살된 유대인 320만 명의 명단과 신상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데 무려 2200만 달러(약 230억 상당)가 소요되었다. 이 자료에는 희생자들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사망일과 생전의 사진, 일기, 편지, 가족과 친척, 수용소로 끌려갈 때 탑승했던 열차번호와 수용소에서 받은 수인번호까지 모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사망자의 이름을 검색하면, 생전의 자취와 신상명세는 물론 희생자의 평소의 버릇과 연인은 누구이며, 첫 번째 데이트 장소와 마지막 남긴 말까지 다 담겨있다고 한다. 야드 바셈의 입구에는 “망각은 포로상태를 이어지게 한다. 기억은 구원의 비밀이다”라고 쓰여져 있으며, 야드 바셈 개관 50주년 기념 표어에도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미래를 약속하는 것”이라고 또렷하게 증언하고 있다.
2002년 2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50여년 만에 독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과거 독일인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용서를 빌며, 아울러 나와 나의 세대의 잘못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한다”고 분명하게 사죄했다. 2005년에는 이스라엘과 독일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가해자 독일의 퀼러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야드 바셈이었다. 2006년 1월 30일에도 이스라엘을 방문한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 곳에서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과거를 아는 사람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다”고 방명록에 기록을 남겼다.
우리도 선대의 역사를 소홀히 하면, 새로운 미래도 없는 것이다. 6월 호국 보훈의 달에, 한국예비역 기독장교회를 중심으로 한 한국전쟁 진실 알리기 운동은 참으로 돋보이는 대목이다. 6·25의 발발로부터 휴전까지, 6·25도 모르고, 안보도 모르는 세대가 팽배한 현실에서, 한국전쟁을 바로 알아야 또 다른 역사의 비극은 되풀이 되지 않는다는 역사교훈의 화포를 거침없이 뿜어대고 있다.
우리 교회는 지난 21일 조용기 목사님의 역사적인 거보로, 북녘에 심장병원을 설립하는 하나님의 비전을 품에 안고, 과거의 아픔도 보듬어 안으며, 또 다른 역사의 큰 장을 기록해 나가고 있다. 당회장 목사님은 북한 강영섭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천 마디 말보다 강한 것이 사랑”이라고 하셨다.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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