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65 기도사역’ 나라를 살린다
대한민국 미래 밝히는 길…오직 기도
핵·낙태·가정파탄 등 기도제목 산적

“총체적 위기를 맞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하나님께 엎드려 회개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가운데 만연한 죄악의 고리를 끊고,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고 성령의 불길이 임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내가 안 해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미룰 때가 아닙니다. 죄악이 만연한 이 땅을 위해 기도할 사람을 하나님은 기다리고 계십니다”

14일 ‘신촌24시 기도센터’를 이끌고 있는 이용희 집사를 만났다. 경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지만 실상 그의 본업은 교수사역이라기보다 ‘기도사역’처럼 보였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무섭게 꺼낸 말도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라의 총체적 위기 중 무엇보다 급한 불은 신앙의 위기입니다. 이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우리 그리스도인들부터 참된 회개를 해야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을 구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거침이 없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을 빼놓지 않고 기도하는 운동을 이끌고 있기 때문인지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기도제목들’이 술술 나왔다.

이 집사는 올해 초 7000명의 기도용사들이 모여 금식하며 기도한 ‘7000 에스더 단식 구국성회’를 기획하고 인도했다. 신학대학에서 신학과 선교학을 가르치는 교수라면 모를까, 일반대학에서 무역학을 가르치는 교수와는 그림이 맞지 않는 것 같아 어찌 시작된 일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2007년은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해입니다. 또한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통일한국과 선교한국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는 호기입니다. 이런 중대사가 있는 해에 기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1907년의 평양대부흥운동이 이벤트나 학술세미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말씀 사경회’에서 철저한 자기반성과 회개를 할 때 일어난 성령의 역사였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덧붙여 그의 지나온 삶에 대해 들려줬다.

이 집사는 기독교 집안에서 모태신앙으로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신앙을 물려받은 것이 가장 큰 유산이라고 했다. 그는 서강대 경제학과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했다.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석사를 받고 예일대 대학원에서 국제개발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다 UN으로 옮겨 개발계획 컨설턴트로 일했고 현재는 경원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누구든 부러워할 만한 경력이다. 하지만 그가 일할 자리를 정할 때의 최우선 점검포인트는 ‘좋은 자리’가 아니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이화여대 다락방전도협회를 섬기고 있었는데 총무로 섬겨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부족함이 많았지만 섬기는 마음으로 순종했습니다. 그때는 연구소에 나가고 있었는데 풀타임 사역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연구소보다는 시간이 많은 대학강단으로 옮기는 게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리를 옮겼고 강의와 연구시간을 제외하고는 다락방전도협회에서 총무로 사역했습니다” 그의 주업이 ‘기도사역’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지금도 그는 첫 마음을 지켜 다락방전도협회 이사로 섬기고 있다.

많은 기도 가운데 왜 구국기도인지 궁금해 물었다. 1992년부터 월요기도모임이 다락방전도협회에서 시작됐다. 이 모임은 북한을 위해 기도했고, 국가를 위해 기도했다. 이 모임에 참석하기 전에는 그 역시 국가를 위한 기도에 문외한이었다. 이는 그야말로 ‘다른 사람들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 모임에 참석하며 그의 마음 가운데 다가온 충격은 컸다.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할 제목들이 너무 많았다. 누구든 쉽게 아무 거리낌없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지만 정작 사회의 부패와 타락에 대해 회개하고 이런 것들이 바로 회복되도록 기도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월요기도모임은 그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2003년 그는 미국 캔자스시티에 있는 IHOP(International House of Prayer)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24시간 365일 계속되는 경배와 찬양 그리고 간절한 기도가 끊이지 않는 모임이자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을 받을 수 있었다. 하나님은 그에게 ‘한국에서도 24시간 계속해서 하나님의 백성들의 기도를 받고 싶다’는 마음을 주셨다.

이때부터 그는 ‘24/365 기도사역’에 대한 비전을 꿈꿨다. 지난해 2월말 기도학교수련회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20여 명의 중보기도자들이 24/365 기도사역에 헌신했다. 그는 ‘기도만을 위한 공간’을 위해 기도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신촌24시 기도센터’다. 유흥과 쾌락의 한복판 신촌을 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러니컬하게도 기도센터가 위치한 빌딩의 2층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술집이, 5층에는 역시 24시간 문을 여는 안마시술소가 있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 그리고 조용한 곳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이 곳이야말로 기도가 필요한 곳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계획대로, 이 집사의 소망대로 신촌24시 기도센터에서는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북한의 핵 문제와 이 땅에 만연한 낙태의 중지 그리고 무너지는 가정의 회복 등을 위한 기도는 24시간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 곳에서 중보기도자들과 함께 기도하며 그는 더 많은 곳에 기도센터를 설립할 비전을 갖게됐고, 더 많은 중보기도자들이 모이기를 꿈꿨다.

그 비전들이 지금 구체화되고 있다. 앞서 말한 ‘7000 에스더 단식 구국성회’에서 600명의 풀타임 사역자와 600명의 파트타임 사역자가 헌신,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기도에 힘을 싣고 있다. 여세를 몰아 다음달 13일부터 8월 5일까지 선한목자교회에서 열리는 IHOP 컨퍼런스를 조율하며 24시간 이 땅을 위해 기도할 중보기도자들을 세워나갈 꿈을 품고 있다.

“연초 시작된 에스더 구국기도는 민족을 구하는 기도가 될 것입니다. 1월에 이어 3·1절 구국기도회를 가졌고, 6·25한국전쟁, 8·15광복절, 10·3개천절 그리고 대통령선거를 앞둔 12월 13∼15일 구국기도회를 갖고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를 가질 것입니다. 우리의 이 기도를 통해 이 땅의 복음화와 평화통일 그리고 열방이 주님께 돌아올 것을 소망합니다”

이용희 집사와 인터뷰를 매듭지으며 ‘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십니까? 기도하면서 왜 염려하십니까? 기도할 수 있는데 왜 실망하십니까? 기도하면서 왜 방황하십니까? 주님 앞에 무릎꿇고 간구해 보세요’라는 찬양이 머리를 스쳤다. “이 땅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그리스도인은 비판에 앞서 기도해야 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갖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