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아공의회서 동·서방교회 통합 이뤄
313년 밀라노칙령 발표로 기독교 공인

콘스탄틴은 기독교적 색채가 강한 법령을 많이 제정하였다. 319년에 노예를 함부로 죽이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제정되었고, 320년에는 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학대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제정되었다. 321년에는 일요일, 즉 경건한 태양의 날을 법으로 정하고 휴일로 선포하였다. 그러나 기독교에 있어서 더욱 본질적인 입장 표명이 절실하게 요청되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을 다룬 기독론의 논쟁이다.

4세기에 이르러서 기독교는 무척 광범위하고 복잡하게 되었으며 로마와 알렉산드리아, 안디옥에 대주교를 두었다. 신학적 차이가 당파를 만들기 시작했고, 어떤 당파는 상당한 불협화음을 교회에 나타내었다. 그 즈음 알렉산드리아의 아리우스는 매우 위험한 사상을 확립하고 있었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도구로 창조한 존재이므로 그리스도의 본성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주장이었다. 결국 알렉산드리아의 대주교인 알렉산데르는 아리우스를 파문하였다. 하지만 아리우스는 가이사랴와 니코메디아 등지에서 자신의 지지 세력을 확보한 후 다시 알렉산드리아에 와서 복직을 요구했고, 알렉산데르가 거절하자 대규모의 폭동이 일어났다.

콘스탄틴은 하나가 된 제국의 종교로서 기독교회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여겼다. 콘스탄틴은 황제의 궁전이 있던 니케아에서 325년 5월 20일부터 6월 19일까지 대규모의 공의회를 열었다. 총 318명이 참석한 동서방교회의 연합 종교회의였지만 종교논쟁에 별로 관심이 없던 서방교회에서는 소수가 참석했으며 동방교회에서는 3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콘스탄틴은 종교회의에서 아리우스를 이단으로 정죄하게 하였으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부활절의 날짜 등 여러 가지 종교적 사안들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통합을 이룩하였다. 그는 통합된 교회 위에 군림하는 도덕적 절대자가 되었고, 교회와 국가가 결합된 체제는 이후 1천년 동안 유지되었다.

한편 콘스탄틴은 자신의 즉위 20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모든 주교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다음 해인 326년 콘스탄틴은 로마로 가서 다시 자신의 즉위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해야 했다. 로마인들이 황제가 수도가 아닌 니케아에서 20주년 기념식을 치른 것에 대해 기분이 상해 있었으므로 로마인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무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로마 방문 여정에서 황제의 가족에게 비극적인 일이 많이 발생했다. 콘스탄틴의 전처의 아들과 조카가 처형당했고, 나중에 황후도 처형되었다. 콘스탄틴이 그런 황실의 불행한 사태를 바라보는 로마의 귀족들의 시선을 마주 대하기가 편치 않았을 것인데, 더욱이 그가 로마의 전통적인 신들을 버리고 당시 하층민들이 주로 믿던 그리스도교를 선택함으로써 불씨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콘스탄틴은 로마 시민들이 보란 듯이 의도적으로 유피테르 신전까지 행진하는 전통적인 의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 대담한 행동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환영을 받았겠지만, 전통적 종교를 가진 로마 시민들의 반감을 고조시켰을 뿐 아니라 아직 이교도가 대다수인 병사들이 어떤 반발을 할지 모르는 무척 위험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스탄틴이 로마를 기독교 도시로 만들려는 계획은 더욱 철저히 추진되었다. 이미 라테란 궁전 옆에는 새로운 바실리카(교회)가 위풍당당하게 건설되었으며, 사도 바울의 무덤 터에 바울에게 헌정하는 바실리카를 건축하였다. 또 아피아 가도에 열두 사도를 기념하는 바실리카를 건축하면서 콘스탄틴은 현장에서 처음 나온 흙 열두 바구니를 직접 나르는 뜨거운 헌신을 보여주었다. 그가 로마에 도착한 지 몇 달 후인 326년 11월에는 바티칸 언덕에 있는 베드로의 무덤 터에 건축되고 있던 아름다운 바실리카가 완공되었다. 그는 로마를 예루살렘에 버금가는 성지로 만들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로마를 떠나 동쪽으로 1300킬로미터 떨어진 비잔티움에 가 있었다.
한상인 목사(국제신학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