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두 가지 점에서 놀라고 있다. 가까운 사람 중에 암으로 쓰러지는 사람이 많아서 놀라고 대부분의 암이 치유가능 해졌다는 점에서 놀란다. 아주 중한 경우가 아니라면 목숨을 건질 수 있다지만 가까운 이들이 암에 걸렸다고 하면 은근히 겁나는 게 사실이다. 

  암선고가 사형선고는 아니라 하더라도 일단 암에 걸리면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고, 그 후에도 재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수술 받고 완전히 회복되려면 적어도 1년 정도는 걸린다. 그러니 한창 일할 나이에 암에 걸리면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누가, 왜 암에 걸리는 걸까? 의학적으로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내가 체감하기로는 확실한 답이 없다. 과로와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와 흡연으로 평소 건강이 나빴던 사람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지나치게 건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고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은 사람이 덜컥 드러누울 수가 있으니.

  하지만 중년에 들어서면서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걸 보면 몇 십 년 사용한 몸이 피로감을 느끼면서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추론이 가능하다. 
  공기와 물의 고마움을 모르듯, 우리는 몸의 고마움을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음식만 대충 먹으면 몸 안에서 장기들이 알아서 영양소를 만들어 내고 피를 걸러내며 노폐물을 배출한다. 그러니 많은 사람이 몸이 이상신호를 보내도 그냥 지나치고, 정기 건강검진을 하지 않고도 태연자약하게 살아간다.
 
  암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을 보면서 겸허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님이 건강한 몸을 주셨는데 행여 내가 잘못 관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면서 점검해야 할 일이다. 몸을 피곤할 정도로 과하게 사용하지 않고, 몸에 나쁜 건 섭취하지 말고, 나쁜 환경 속에 노출되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의욕적으로 일하려는데 몸이 말을 안 듣는 것만큼 답답한 상황은 없을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주신 건강을 잘 관리하면서 달란트를 많이 남기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                           이근미 소설가 www.root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