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할 땐 몸이 아파요
영양분 태워 에너지로 바꿔 줘
우리 몸에서 호흡을 담당하는 기관은 폐다. 폐는 몸에 필요한 산소를 공기 중에서 받아들여 심장의 좌심실에서 분출하여 동맥혈관을 통해 온 몸의 구석구석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정맥혈관으로 이동시켜 심장의 우심방과 우심실을 거쳐 폐로 옮겨와 몸밖으로 보낸다. 그럼 산소가 동맥혈관을 통해 이동하여 우리 몸의 전 부위로 옮겨가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종착역은 어디일까? 그리고 그 곳에서는 어떻게 전달될까? 정답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약 60조개에 이르는 각각의 세포이다. 여기에 도달한 산소는 공기의 특성인 확산이라는 방식으로 세포막을 통해 세포의 내부로 전달된다. 그렇다면 산소를 필요로 하는 곳은 세포의 어디며 세포가 산소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일까? 질문의 귀결은 미토콘드리아다. 여기서 세포 안에 비축한 영양분을 태워 에너지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전자현미경으로 세포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세포내의 미세기관이 있는데 그 중에 겉모양은 소시지 모양이고 내부는 도서관의 서재처럼 밀집된 칸막이 구조로 이루어진 많은 주름이 놓여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세포에는 종류에 따라서 모양과 크기가 다르지만 평균 미토콘드리아의 수를 세어보면 적어도 50개에서 많으면 2000개나 된다. 우리 몸에서 미토콘드리아가 많은 세포는 많은 양의 산소를 소모하여 영양분을 태워서 큰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다이나믹한 운동을 끊임없이 하는 심장의 근육세포(사진)나 몸에서 대사되는 물질의 분해와 합성 등 500여 가지 일을 수행하는 화학 공장인 간세포, 모든 감각기능과 몸의 기능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중추기관으로서 역할과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뇌세포가 있다. 그리고 신장의 사구체에서 혈액의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여과하고 나온 많은 양의 물을 재흡수 하는 세포에 많은 수가 분포한다. 그밖에 미토콘드리아가 많은 세포는 그 기능이 활성화되었거나 혹은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세포이다. 역설적으로 일을 많이 하기 위해서 에너지가 필요한 세포는 미토콘드리아도 많아진다. 즉 이러한 변화는 마치 공장의 증설이나 각종 시설단지의 확대가 필요하면 여기에 소요될 동력을 공급할 발전소가 필요하듯이 세포 내에서도 보다 큰일을 하려면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원인에서든 세포내의 미토콘드리아가 자신의 역할을 못하는 장애가 생기면 세포에 에너지가 없어져 그 본분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몸에 질병이 생긴다. 요즘에 미토콘드리아와 관련이 있는 질환으로 당뇨병(제2형), 비만, 암, 파킨슨병(치매의 일종) 등이 있다. 특히 각종 퇴행성 질환의 중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이 늙는 것도 알고 보면 세포내의 미토콘드리아가 늙어가므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있다. 물론 모든 질환이 미토콘드리아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질병의 인과관계 중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이는 우리의 몸이 그렇듯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발전소나 시설이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면 개인이나 가정과 산업시설뿐 아니라 사회의 전반에 거쳐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윤철종 집사(한국세포형태연구소 부소장, 젊은부부선교회)
사진설명: 심장근육에 있는 하나의 미토콘드리아(붉은색)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하였다. 2만 배로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