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대교구, 독거노인 12명과 온정 나누어
‘재산 잃었어도 주님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복’
서대문6교구 식구들과 함께 한 어필우 할머니(가운데)
“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 일세…(중략)…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써 있네”
5일 어필우 할머니 가정에 모처럼 사람들이 모였다. 어 할머니는 사람들이 찾아와 찬송을 부르는 것이 기분 좋았다. 동석했던 최선길 목사(서대문대교구장)는 포도나무의 비유가 실린 요한복음 15장 말씀을 가지고 어 할머니가 이해하기 쉽게 차근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열매는 가지에 붙어 있을 때 진정한 가치가 있어요. 어 성도님이 예수님을 의지하고 살면 하나님께서 남은 생애 풍성한 열매로 채워주실 겁니다”
최 목사의 설교에 어 할머니는 “아멘 아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서대문 6교구(홍제2) 식구들은 그런 어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올해 77세의 어 할머니가 서대문 6교구와 인연을 맺은 건 부활절을 앞둔 지난 달 말이었다. 서대문대교구가 지역내 거주하는 독거노인 12명을 선정해 한 교구가 한 독거노인을 돕겠다며 도우미 협정식을 체결하면서부터다. 서대문대교구는 1년 동안 이들 독거노인을 돌보며 청소와 빨래 등 손이 가는 일을 도와줄 예정이다. 생활비도 보조하기로 했다.
이중 6교구와 인연을 맺게 된 어필우 할머니는 자신을 돕겠다고 나선 교인들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래서 복음을 전했을 때 금방 받아들였다.
“젊은 시절 재봉기술로 돈을 제법 모았었어요. 그러다 친구와 남미로 떠나 거기서 평생을 살려고 했지요. 그런데 아르헨티나에 위기가 닥쳐 한국으로 돌아오고 말았어요. 올 때 가지고 있던 물건을 팔려고 내놨다가 그만 강도에게 몽땅 털리고 말았어요”
결국 할머니는 모든 재산을 잃고 17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 얻을 돈이 없어 방황하다 2년 전 겨우 지금의 집을 얻게 되었다. 정부 보조금이 나오지만 집 임대료를 내고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제게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찾아와 준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몰라요. 이분들 덕분에 예수님을 믿게 된 것도 감사하구요”
어 할머니는 자신을 도와주겠다고 나선 교구에 감사하다며 주일마다 꼬박꼬박 교회에 나가겠노라고 약속했다.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날 모인 교구 식구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아이마냥 해맑게 웃었다.
최선길 목사는 “복음만 전하기 보다는 삶이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돌봐주는 일을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며 “교구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이 일에 동참하여 기쁘다. 부활주일을 맞아 우리는 사망권세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복음을 들고 독거노인들을 찾아갈 것이다. 이들이 고통속에서 희망을 안고 일어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오순도순 정감 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 할머니 방 한 켠엔 어느새 봄날 오후의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앉고 있었다. 우리를 위해 고난 받으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이 할머니 방에 머무는 듯 했다. 어 할머니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곳이 마치 천국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