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하나님 나라와 현세적 신학 균형
고난…꽉 막힌 동굴 아니라 축복의 터널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그 고난에 동참하는 고난주간이 시작됐다. 이 기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가 당한 고난을 묵상하며 큰 은혜를 받는다. 이는 고난이 주는 ‘역설의 은혜’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 고난은 그저 피하고픈 일이다. 아픔이자 상처고 위기이자 어려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 고난은 결과가 아니다.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위기와 함께 다가오는 기회다.
고난이 없으면 영광의 부활도 없다. 우리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의 찔림을 통해 우리는 허물을 벗었고, 그의 상함으로 우리는 죄악을 벗었다. 또한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있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입었다.
잘 알려진 대로 조용기 목사는 설교주제로 ‘고난과 축복’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고난은 나아갈 길이 막힌 ‘동굴’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을 받는 ‘축복의 터널’이다.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배현성 교수(미국 베데스다대학교)가 쓴 ‘조용기 신학에 비추어 본 한국 문화 안에서의 오순절 정체성’에는 조용기 목사의 신학적 특성이 자세히 나와있다. 조용기 목사는 한국전쟁으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의 심령을 위로하기 위해 1958년 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좋으신 하나님’, ‘희망의 하나님’을 강조했다.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다가올 하나님 나라(미래지향적)에만 초점을 맞췄던 전후 한국교회에 현재 살고 있는 현세적인 신학을 균형 있게 조화시켰다. 다시 말해 ‘조용기 목사는 통전적으로 미래에 다가올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지만 예수님께서 천국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마음 안에 있는 것이라고 한 것과 같이 이 땅에서도 하늘나라를 봐야 한다’고 전한 것이다.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근미 기자(월간조선)는 징기스칸 창간호(2004년 9월호)에 ‘조용기 목사의 설교연구’라는 글을 실었다. 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조용기 목사는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절망을 안고 가슴앓이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사학연구원은 1996년에 기독교 110년 역사 가운데 한국교회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설교가 10명을 선정하여 연구를 시작했다. 첫해에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분석한 후 ‘1960, 70년대 소외된 민중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이들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민중치유 설교와 성령의 내재적 은사를 강조하는 은사주의 설교의 모델이 됐다. 질타보다는 치유와 희망을 강조한 그의 설교는 명쾌하며 알기 쉽다는 점에서 많은 설교가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정리했다.
‘설교는 나의 인생’(서울말씀사 펴냄)이란 책에서 조용기 목사는 “살아계신 하나님이 지금 여기서, 즉 삶의 현장에서 먹고 입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분임을 증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체험의 메시지’를 보탰다. 메시지와 함께 매 예배 후 신유기도를 인도하며 사탄과 병을 몰아냈다. 모두가 힘들어하던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들어갔을 때도, IMF로부터 관리를 받던 때보다 더 힘들다는 요즘에도 그의 설교에서 이런 점은 변함이 없다. 고난이란 포장지에 감춰진 축복을 모든 사람들이 받도록 그는 오늘도 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