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 사랑걸렸네’와 ‘영웅 이순신’이라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던 탤런트 최성준 씨는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서 자기 몸의 일부인 간을 떼어서 이식수술을 했다. 자기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아버지가 병환으로 고생하자 자기의 간을 떼어낸 것이다.

수술한 뒤의 붓기가 빠지지 않은 부스스한 얼굴로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보면서 나는 정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육체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기는 하겠지만 연예인의 경우는 조금 더하다(?).

사실 연기자는 몸이 밑천이자 자산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나 튼튼하고 건강한 육체를 갖고 있어야 다양한 연기를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최성준 씨는 아버지를 위해 침대에 눕고 간을 떼어냈던 것이다. 물론 그럴 리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 수술이 잘못되면 아버지도 위험해 질 수 있고 아들도 위험해 질 수도 있는 게 바로 이식수술이다. 그런데도 최성준 씨는 앞뒤 가리지 않고 침대에 누웠다. 그것은 아버지를 사랑하는 그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몇 해 전 장기이식 서약자를 모집하는 캠페인 방송 프로그램을 만든 적이 있었다. 장기이식 서약은 지금 당장 장기를 이식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만약에 불의의 사고나 다른 이유로 사망하게 될 때 안구를 비롯해서 신장과 간 등을 다른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사후기증 약속이었다. 이런 상황을 수 차례 반복하며 설명하고 알려줘도 방송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물론 방송을 하기 전보다야 많은 시청자들이 장기 이식과 장기기증에 관한 지식을 알게 되고 서약자도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예상보다는 그 성과가 저조해서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자신의 몸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서 온몸을 다 받치셨다. 피를 쏟으시고 채찍을 맞으셨으며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수백 미터의 언덕길을 올라가셨다. 그리고는 십자가에서 운명하셨다. 우리가 고통받아야 하고 우리가 지고 가야 할 십자가를 대신 지고 돌아가신 것이다. 가늠할 수도 없을 만큼의 희생과 사랑이 아니면 어떻게 목숨을 내놓을 수 있었을까?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육체를 희생했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의 희생으로 우리가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것은 예수님의 핏값으로 가능한 것이다.

김종철 집사(방송작가) http://jongchul.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