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의 형국을 곧잘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원초의 자연환경 정글에 비유하곤 합니다.

 강자가 약자를 딛고 올라가기 마련인 세상살이의 야박함이 마치 정글의 먹이사슬 구조인 약육강식 법칙과 닮았다는 뜻에서일 것입니다. 정글의 동물들에게 무서운 이빨과 날카로운 발톱이 있다면 인간 세상에는 그것들 대신 권력, 금력, 폭력이 이빨과 발톱 구실을 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무엇이란 말인가…하고 개탄하시던 하나님이 마침내 어느 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내려 보내셨습니다.  

 하나님과 한 몸이시자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는 정글의 법칙이나 약육강식의 법칙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인간적 삶의 방식’을 세상 사람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습니다. 이빨과 발톱은 사랑으로 바꾸라 명령하셨습니다. 권력은 낮음으로 바꾸라 명령하셨습니다. 금력은 베풂과 나눔으로 바꾸라 명령하셨습니다. 폭력은 양보와 용서로 바꾸라 명령하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 말씀을 좇아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한 세상 사는 동안 예수님이 내리신 그 명령을 지키고 따른다는 뜻에 다름이 아닌 것입니다. 승리와 쟁취와 지배의 동물적 인간본성을 져줌과 양보와 나눔과 희생으로 대치시키라는 말씀이신 것입니다.  

 크리스천의 미덕은 주일날 헌금봉투 챙겨 성경책 옆구리에 끼고 경건한 얼굴로 교회에 가는 일만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크리스천의 미덕은 집사님, 장로님, 권사님 하면서 끼리끼리 모여 감사 찬송 부르는 일만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크리스천의 미덕은 좔좔좔 청산유수처럼 소리 내어 통성기도를 잘 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크리스천의 미덕은 다른 집 자식들이야 어찌 되건 간에 내 자식만큼은 꼭 일류학교에 합격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일만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조차도 큰길가에서 소리 내어 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낮추고 낮추라 하셨습니다. 좋은 것일수록 버리고 나누고 베풀라 하셨습니다. 져주고 양보하라 하셨습니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까지 하셨습니다.

 진정한 크리스천의 미덕은 오로지 예수님의 말씀대로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데서 나올 뿐인 것입니다.

이만재 (카피라이터,‘막쪄낸 찐빵’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