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일간지에서 우리나라의 조기유학 현상과 기러기 아빠에 대해 다뤘다.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영어에 대한 강한 필요 때문에 일어난 현상인데 그것이 정도를 좀 지나친 것 같아 보인다. 기사에서는 일단 조기유학이나 기러기 아빠의 희생으로 덕을 본 아이들에 대해서 소개를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로 인해 일어난 부정적인 결과들에 보여주면서 문제의식을 느끼게 했다.

평상시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안쓰럽게도 생각하고 또 걱정도 했는데 신문에서 특집으로 다룰 만큼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 안타깝게도 교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세상이 관심을 갖는 만큼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정말 거론하기 힘든 문제지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신앙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 보고 싶다.

조기유학을 통해서 원했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사람들에 따라서 의견이 분분할 것이므로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또 조기유학으로 엄청난 액수의 돈이 소비되는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느냐에 대해서 의견이 나뉠 것이므로 다루지 않겠다. 다만 크리스천의 한사람으로서 그렇게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가 기러기 아빠가 되면서까지 교육을 하는 것이 성경이 가정에 대해서 가르치는 말씀에 합당한가에 대해서는 분명히 생각을 나눌 필요가 있다.

조기유학이든 기러기 아빠든 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감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녀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필요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부모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나님은 자녀 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을 부모에게 맡겼다(신 6:6~9). 학교교육이 부모교육을 대체할 수 없으며 그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보완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조기유학이나 기러기아빠는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영향을 미치는 부모들의 역할을 배제하거나 감소시키는 것이다. 물론 부모없이 자란 아이들이나 부모가 성숙하지 못한 역기능적인 가정에서도 잘 성장한 사람들이 있다. 그렇더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미치는 비중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또 가정의 특별한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부모와 떨어져 살거나 부모가 떨어져 사는 수도 있다. 하나님은 그런 가정에 특별한 축복을 주실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런 특별한 사정이나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데 단순히 자녀들의 다른 나라의 교육, 특히 영어를 위한 교육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 것 같지 않다.

더구나 기러기 아빠 현상은 주님이 부부에게 원하시는 삶을 사는데 문제가 된다. 사도바울은 음행의 이유 때문에 부부가 성생활을 하도록 가르치면서 기도할 틈을 얻기 위해서 분방하는 경우 외에는 분방도 하지 말라고 했다. 내가 기러기 아빠로 사는 분들께 이 말씀을 들어서 권면을 하면 대부분 자기들은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정적인 결말을 보게 되는 경우도 없지도 않지만 혹 나쁜 결과가 없더라도 사탄에게 그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자체가 신앙인으로서 할 바가 아니다.

세속의 가치관으로 사는 사람들이 자녀들의 성공하기 위해서 그런 모험(?)을 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주님을 믿는 사람들도 믿지 않는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목적 때문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를 무시하며 사는 것은 안타깝다. 세속의 흐름에 휩쓸리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님을 이렇게 말씀하신다.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롬 12:2 표준새번역) 선교사들 가운데 어쩔 수 없이 자녀들과 떨어져 사는 분들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 특별한 사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부가 떨어져 살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녀들의 교육과 관련해서 생각한다면 이게 세상의 풍조인지 하나님의 뜻인지를 분별해야 한다. 또한 부부가 헤어져 살게 된 것이 세상의 풍조인지 하나님의 뜻인지 분별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서는 지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시대의 풍조에 휩쓸려 버리고 있지나 않은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