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은 인간 생활 속에 늘 함께해       
나보다 상대 존중할때 좋은 열매 맺어

 순복음가족 여러분들과 한 달에 한번 지면을 통해 만나고 대화를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대화의 주제인 ‘선교와 커뮤니케이션’에서 ‘커뮤니케이션’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그리 친숙하지는 않다. 그러나 인간은 매순간 숨을 쉬듯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존재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한마디로 의사소통을 의미한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하는 사명”은 다름 아닌 커뮤니케이션 사명이다. 기독교인들에게는 하나님, 이웃, 그리고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사님들에게 설교는 복음을 전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지만 목회란 설교+알파이다. 기도, 예배, 치유, 봉사, 친교, 어느 것 하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고 제쳐 놓을 수가 없다. 이에 주일학교 교사, 상담원, 언어치료사, 심리치료사, 사회복지사와 일반성도들 너나 구분 없이 우리 모두는 커뮤니케이션에 민감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신앙과 커뮤니케이션은 바늘과 실
 그동안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귀히 여겼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소홀히 여기지  않았나 싶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무엇인가? 다름 아닌 인간들과 하나님 나라의 진리, 사랑, 용서, 화목 등을 커뮤니케이션하여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시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예수님 활동은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신앙과 커뮤니케이션을 생각하면 바로 ‘바늘과 실’ 또는 ‘동전의 양면’이 필자의 머릿속에 그려진다. 신앙이 ‘무엇(what)'을 탐구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how)’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라” 그리고 “말씀이 육신이 되어”라는 성경구절은 기독교 활동의 핵이 커뮤니케이션임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자신을 버리고, 종의 형체, 인간의 형체로 이 땅에 오셨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은 “이리 오너라”가 아니라 “나를 비우고 당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가겠나이다”라는 태도를 가지고 할 때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이다.

나눔의 활동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은 기독교 공동체의 기원과 맥을 같이 한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란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인 ‘communicare’인데 이는 ‘나누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공동체(community), 성찬예식(communion)은 다 이 어원에서 파생되었다. 그러므로 선교 커뮤니케이션을 한다고 해서 선교사가 “진리는 이렇다”라고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일방적 홍보’활동에 불과하다. 홍보도 일방적 일변도이면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한다. 우리말 번역 ‘홍보’는 영어로는 ‘Public Relation(PR)’인데, 이는 ‘공중관계학’이란 뜻이다.  PR이란 단어가 강조하는 ‘관계’는 물론 쌍방향적인 것이다.

 진정한 선교는 선교사와 선교 대상자가 진리에 대해 같이 대화하고 생활 속에서 나눌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선교 대상자에게는 하나님의 진리를, 선교사에게는 자신의 성찰과 성장을 체험하는 양쪽 모두가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자에서 영상까지, 비유에서 유머까지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송신자, 메시지, 매체, 수신자로 구성되어 있다. 송신자는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제공하는 사람, 수신자는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받는 사람, 메시지는 내용, 매체는 메시지 전하는 통로이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역할은 경직되거나 고정적인 것이 아니고 순환적이다.

 수신자가 송신자, 송신자가 수신자가 되어 반복적으로 교대임무를 융통성 있게 수행한다. 이런 과정을 피드백(feedback)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환류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환류가 결핍된 커뮤니케이션은 꽉 막힌 커뮤니케이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식’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람들이 리더는 좋아해도 군림하는 군주는 환영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이런 커뮤니케이션 구성 요소에 따라 필자는 앞으로 1년 동안 순복음가족 여러분들과 함께 다음과 같은 주제를 생각하려고 한다. 예수님 커뮤니케이션의 특징, 비유와 영상언어, 언어와 의미, 복음은 유머와 함께, 꿈의 해석, 듣기의 중요성, 성경속의 논쟁, 기독교와 영화, 온라인 오프라인 매체와 선교, 치유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예수님은 위대한 커뮤니케이터
 여러 각도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조명될 수 있겠지만 커뮤니케이션 학자로서 필자는 항상 예수님은 ‘위대한 커뮤니케이터’라고 생각하고 연구해 왔다. 이는 그의 말씀이 수십 세기에 걸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켜 왔고 성경이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베스트셀러였을 뿐 아니라 예수님의 생애와 성경 이야기가 영화, 연극, 드라마로 엮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왔다는 사실이 증명해 주고 있다. 

 장기적 안목, 역사적 안목에서 볼 때 위대한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예수님 위상은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단기적 안목에서 볼 때 그리고 식견이 짧은  사람들의 생각으로는 십자가 사건은 가슴 아픈 고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 아래, 십자가 고난 뒤에 부활의 영광이 뒤따르고 인류가 구원을 받게 된 것을 생각하면, 커뮤니케이션은 일회성 활동이 아니라 연속성, 지속성, 변화성 더 나아가서 영원성을 갖는다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테마 여행을 여러분들과 함께
 이제 이런 믿음과 소망을 갖고, 필자는 여러분들과 함께 선교=커뮤니케이션이란 테마 여행을 “순복음가족신문”을 타고 떠나려고 한다. 가능하면 이 여행이 현재 우리들의 개인적 실생활, 공동체 그리고 이 사회를 어떻게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가 그리고 세계화 시대에 어떤 함의를 가지고 있는 가를 관찰해 보려고 한다. 필자는 순복음가족 여러분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이 테마를 풀어가고 싶다. 여러분들로부터의 피드백을 통해 ‘한 수 배우고’ 이 여행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들을 공동 집필자로 초대한다.  
 
 김숙현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미국 하와이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선교.문화 커뮤니케이션’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한국인과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디지털시대의 기사, 취재에서 작성까지’ 등의 저서를 펴냈다. 이메일 주소는 shk@hansei.ac.kr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