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는다. 혼돈의 2006년이 지나고 새 희망과 소망으로 떠오른 2007년 새해이다. 새해 첫날은 누구나 순백의 마음으로 기도의 문을 연다. 정성스럽게 소원을 아뢰며 전능자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이다. 어느 땐들 소원성취를 바라지 않으랴만 새해는 더 간절하고 설레며 뜨겁게 기도하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 새해엔 가족에게 건강주소서. 화목하게 하소서. 자녀와 사업에 복을 주소서. 등등….
수많은 기도의 향연 중 특별히 가슴에 울림을 주는 기도소리가 있다. 충청도 어느 농촌의 작은 교회 이야기다. 성도라곤 여든에서 아흔 넷까지의 어르신 몇 분과 부모 없는 쌍둥이 아이 두 명이 전부이다. 목사님은 50대 중반의 여교역자인데 날마다 눈물겨운 목회일기를 쓰고 계신다.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손수 세탁을 해 주시고 반찬을 해 나르며 몸이 성치 않은 분은 업어서 교회로 모셔오기도 한다. 외풍이 차게 스미는 성전에 난로가 하나 놓였는데 그나마 기름 값이 무서워 켜지도 않고 낡은 담요를 무릎위에 덮은 채 새벽기도를 드리는 곳이다.
“도시에서 부르지만 갈 수가 없어요. 이 분들을 버려둘 순 없잖아요”
6년 동안 누구 한 사람 도와주는 이 없는 초라한 교회, 갈라진 벽 틈이며 문틈에서 사정없이 찬바람이 들어와 등이 시렸다. 우연히 누군가의 전언으로 방문하게 된 교회인데 동행했던 사람들 모두 눈물을 흘렸다. 즉석에서 걷은 얼마 안 되는 헌금을 봉헌할 때 위로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라며 눈물로 감사드리는 목사님의 기도소리가 심금을 울렸다. 촛불이 자신의 몸을 태워 불을 밝히듯 목사님의 희생은 버림받다시피 한 노인들의 포근한 둥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목사님의 소원은 오직 하나. 새해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건강하게 하나님의 은혜 안에 평강한 것이다. 우리가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할 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려 희생하는 누군가가 있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도 아름답고 소망이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