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안 오시는 날엔 그냥 누워서 굶어요” 내가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독교방송(CBS)을 통해 듣게 되는 앳된 여자애의 목소리입니다. 그 앳된 목소리가 너무나도 천진난만해서 들을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합니다. 방송국의 여러 빈곤 나눔 캠페인들 중 하나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가슴 울림의 아픔이 너무나도 커서 들을 때마다 눈물이 핑 돌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선한 자의 땅에도 비를 뿌려 주시고 악한 자의 땅에도 비를 뿌려 주신다고 했습니다. 자연현상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그 본 뜻은 ‘세상의 가치는 공평이다’이실 것입니다.   

 우리 이웃의 한 어린 여자애가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주린 배를 어쩌지 못하고 혼자 불 꺼진 냉골방의 이불 속에 그냥 누워 있는 모습은 단순한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니, 선과 악의 문제보다 더 심각한 불공평의 죄악이 아닐까 싶은 것이 내 생각입니다.    

 빗물을 공평하게 함께 서로 나누면서, 주어진 땅을 서로 공평하게 나누면서, 가진 집과 가진 곡식과 가진 옷을 서로 나누면서 공평하게 살라는 것이 엄하고도 간곡한 하나님의 명령이실 텐데 오늘의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우리의 사는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 하루하루의 일상적 양심은 어떤 모양입니까. 너무 많아 너무 많이 먹는 아이와 너무 없어서 너무 못 먹는 아이의 문제를 우리는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바로 들여다보고 있기나 하는 것입니까.  

 수십 채의 아파트를 지닌 사람과 단칸방 하나도 지니지 못한 사람과의 불공평 문제를 지금 우리는 얼마나 가슴 아프게 부끄러워하고 있기나 하는 것입니까. 어느 동네에 가면 수천만 원짜리 명품들로 온몸을 치장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그들의 이웃에서는 연탄 한 장을 아끼자고 추운 냉골방에서 한 달에 15만원을 벌기 위해 하루 열 시간씩 자개장식을 붙이고 있는 한 아주머니의 기사를 엊그제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불공평 격차의 상태로는 절대로 절대로 그냥 두고 용납하지 않으실 하나님의 나눔 명령이 무서운 것은 비단 저 혼자뿐만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