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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종의 마이크로월드] 민무니근

내장과 혈관 주위 감싸
연동운동 통해 소화와 혈액흐름 도와

우리 몸의 근육은 크게 3종류가 있다. 첫째로 가장 강력한 심장근육인 심근이 있다. 심장은 엄마의 자궁 안에서 박동을 시작하여 생을 마칠 때까지 쉬지 않고 쿵쾅거리며 온몸에 혈액을 순환시킨다. 인체 장기 중에서 가장 시끄럽고 역동적인 펌프기관이다. 잠을 잘 때는 약하고 느리게 그러나 달리기를 할 때나 가슴 졸이며 있을 때는 빠르게 일을 한다.

둘째로 나의 의지에 따라서 움직일 수 있는 골격근이 있다. 주로 뼈에 붙어 있는 가로무늬근은 우리가 운동을 계속하면 세포질이 잘 발달하여 눈으로 보아도 알 수 있다. 팔뚝에 근육을 자랑하거나 가슴의 근육을 보이는 등 남성의 육체미는 잘 발달한 골격근인 가로무늬근이 있다. 그러나 이 근육은 단시간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으나 오래 운동하지 못하고 때로는 쉽게 피곤하고 지쳐서 움직이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피로를 회복하면 곧 전과 같이 움직일 수 있다. 이 근육은 쇠고기를 장조림한 맛있는 근육조직의 결(실같이 나누어지는)을 보면 잘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장과 혈관 주위를 싸고 있는 밋밋하고 평평해 보이는 민무늬근(사진)이 있다. 평활근이라고도 하는데 앞에서 설명한 근육들과 비교하여 크기도 작고 그 기능인 운동력도 작아서 골격근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골격근처럼 울퉁불퉁하게 밖으로 돌출되어 육체미를 자랑할 만큼 드러나지도 않는다. 우리 몸 내면에 깊숙이 있는 위장, 소장, 대장을 감싸고 있어서 내장근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잘 섞이고, 잘 내려가도록 연동운동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다른 근육에 비교적 조용한 근육이다. 만일 이 근육이 가만있거나 잘못 운동한다면 우리는 이를 소화불량 혹은 체했다고 보면 된다. 음식물이 도무지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속이 답답한 노릇이다. 물론 소화불량을 일으키거나 변비를 유발하는 것은 이 밖에도 많은 변수가 있다.

이 근육은 아주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아니 평생토록 스스로 그 역할을 다한다. 그리고 좀처럼 피곤한 줄도 모른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나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으므로 불수의근이라고 한다. 골격근은 말초신경이 닿아 있어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지만 민무늬근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것이 그 특징이다. 또한 이 민무늬근은 가로무늬근과는 다르게 혈관을 감싸고 있는데 특별히 굵은 동맥혈관을 잘 감싸고 있다.

우리 삶도 심장처럼 요란하고 역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있고 가로무늬근처럼 신체를 이동시키며 때로는 필요에 따라 나의 의지대로 신속하게 움직이게 하는 근육도 있다. 그러나 민무늬근처럼 평생에 거쳐 꾸준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근육도 있다. 그 근육들 나름대로 자기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구성조직들이 일의 분담과 협력을 통하여 건강한 몸으로 삶을 살아간다.
한국세포형태연구소 부소장, 젊은부부선교회

사진: 내장에 존재하는 민무늬근(붉은색)으로 모세혈관(노란색)과 자율신경(엷은청색)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하고 컴퓨터로 색상처리한 것임. 배율 3500배

 

기사입력 : 2006.12.15. pm 17:04 (편집)
박재형기자 (kevin@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