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돌이 되어 죽어가는 시인’ 박진식 성도. 박 성도의 병명은 ‘부갑상선기능 항진증에 의한 각피 석회화증’으로 과잉 생산된 칼슘이 몸 안에 쌓여 석회화된다. 말 그대로 온 몸이 ‘돌’로 변하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압력을 견디지 못한 돌덩이들이 살을 뚫고 나올 땐 피부가 홍시처럼 헐어버립니다. 어머니가 쇠꼬챙이로 몸 안의 돌을 긁어내다가 쇠꼬챙이가 휘어버려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지요”
박 성도는 20여 년간 한번도 걸어보지 못했다. 관절이 굳어 제대로 걸을 수 없는 데다 실수로 넘어졌다가는 몸 속의 돌들이 깨져 장기를 찌르기 때문이다. 이미 심장, 폐 등 장기까지 30% 이상 석회화됐다. 그런 박 성도의 소원은 두 가지다. 부모님께 제대로 된 큰 절 한번 올리고, 투병기를 책으로 내 생활비라도 마련해 드리는 것이다. 손마디가 굳어 펜조차 잡을 수 없는 박 씨는 입에 막대기를 물고 컴퓨터 키보드 글쇠를 하나씩 눌렀다. 육신의 기능을 모조리 차압당한 채 죽어가던 그는 절망을 삼키고 희망을 토해냈다. 그렇게 30개월을 씨름해 800여 매의 원고를 완성했다. 책에 밝힌 박 성도의 고백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나는 사소한 것에 감사를 잘하는 편입니다. 오늘 우리가족이 모두 무사 귀가한 것에 감사, 세끼 굶지 않고 맛있는 식사할 수 있음에 감사, 내가 사고싶어하던 물건을 살수 있음에 감사 등등. 하지만 무엇보다도 감사한 건 내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말 할 수 있음에 그리고 사지 멀쩡한 것에 대단히 진실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