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을 맞아 서울의 한 교회에서 인상적인 불우이웃 돕기 행사를 펼쳤다. 교인들이 독거노인과 편부모 가정 400가구에 설탕, 고추장, 밀가루, 간장, 참치, 꽁치통조림, 된장 등 10여 가지 생활필수품을 담아 훈훈한 사랑을 전달했다.

 이번 행사 중 특이한 것은 선물을 전달하면서 이 중에서 10%인 38가정을 선정해 20만원 범위 안에서 평소에 간직했던 작은 소원을 들어주는 사랑의 프로젝트였다. 세 명이 한 조가 되어 열 가정에 준비한 기본 선물을 전달하며 이 중에서 한 가정을 선택하여 소원을 들어드린 것이다. 교인들은 기도하면서 대상을 보물찾기 하듯 찾았다. 선물 세트를 받고 감사하는 이들에게 “혹시 작은 소원이 있으세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나는 괜찮으니 더 힘든 이웃을 도와주라”고 말해 오히려 감동을 받았다.

 이들이 전달한 사랑의 품목들은 그야말로 다양했다. 손을 다쳐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에게 사드린 세탁기, 귀가 안 들리는 할머니에게 선물한 보청기,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아이들에게 사준 추석빔, 21인치 TV세트,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텅빈 보일러를 가득 채운 기름선물, 현금봉투 10만원 등. 교인들은 사랑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위에 소외된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최소한 명절 때만이라도 “가난하고 외로운 이웃을 찾아가야 되겠다”고 다짐을 하게 됐다고 한다.

 두 자녀와 함께 참석한 이상희 집사는 이렇게 고백했다. “오늘 참으로 많은 천사를 만났습니다. 본인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라고 한사코 사양하던 할머니 천사, 본인보다 남을 생각해서 어려운 가정을 추천해준 아이엄마 천사, 뜻밖의 선물에 눈시울을 적시며 감격해 하던 할머니 천사를 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정말 알지 못하는 곳에서 오는가 봅니다. 그저 받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눠주며 살기 원합니다”

 사랑을 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사랑을 받고 돌아온 그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기쁨인가를 깨달았다고 한다.

양병무(숙명여대 여성인적자원개발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