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방송작가)

 얼마전 함께 일하게 된 작가 후배로부터 뜻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배는 그 동안 같이 일해 온 방송국의 스태프들 중에 크리스천이 전혀 없어 툭하면 술자리와 회식자리가 벌어져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그들은 주일 개념이 없어서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꼭 주일아침에 촬영을 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그래서 하나님께 일년 전부터 기도를 했다고 한다. “하나님, 제발 방송일을 해도 예수 믿는 사람과 일을 해 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던 중 내가 전화를 걸어왔고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에 합류제의를 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후배는 내가 크리스천이라는 것을 잘 알았고 가끔 기도 부탁도 해 오던 사이였다. 

 그런 내게서 전화가 걸려 왔으니. 그래서 그 후배에게 나는 ‘기도의 응답’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기도의 응답? 또 언젠가는 생면부지의 사람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나처럼 크리스천으로서 방송작가 일을 해 보는 게 꿈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 분에게 답장을 보냈다. 마침 새로운 작가가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곳에 소개를 시켜주겠노라고. 난 단 한번 얼굴을 본 적이 없고 실력을 테스트 해 본 적이 없지만 그 믿음과 그 용기라면 분명히 뭔가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그를 소개했다. 한참 뒤에 그 작가에게 답장이 왔다. ‘소개시켜 준 곳에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은 하나님께서 저에게 축복을 주기 위한 통로였어요’ 내가 축복의 통로? 

 나는 한번도 누구에게 기도의 응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더군다나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전해 주는 통로의 역할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다. 만약에 그런 생각을 했다면 아마도 맘이 무겁고 어깨가 무거워 함부로 행동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누군가의 기도의 응답이 되었고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전해 주는 통로의 역할을 해 주고 있었다.

 ‘아, 하나님이 이렇게도 나를 쓰시는 구나’ 그리고 하나님의 축복을 전달하는 통로의 역할처럼 또 감격적인 일이 있을까? 나는 요즘 아예 작정을 하고 찾고 있다. 누구의 기도응답이 되어줄까. 누구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전해 줄까. 올 가을, 누군가의 기도의 응답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나를 통해 하나님의 축복이 누군가에게 전달되어진다면. 그러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배달꾼일 게다.
Http://jongchul.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