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기력증에서 ‘할 수 있다’로 바뀌어
   고단한 삶 잇는 사람들 위해 일하고 싶어
   마리아 이사벨 깐샨 에스더(외국어예배국) 

 16년 전인 1990년 아는 한국인으로부터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저자 조용기·서울말씀사)이란 책을 얻었다. 당시에도 교회에 나왔지만 내게 신앙은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런 것일 뿐 특별한 의미를 갖지 못했다. 여느 파라과이 사람들처럼 주일이면 성당 아니면 교회에 나오는 ‘선데이크리스천(?)’이었을 뿐이니 그때의 교회출석은 교회의 뜰만 밟은 셈이었다. 그런 나를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은 뒤흔들었다.

 어려서부터 한글을 배웠으니 읽고 쓸 줄은 알았으나 책의 행간에 담긴 뜻을 이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손에서 떼어낼 수 없는 힘을 지녔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한서·서한사전을 가져다 놓고 공부하며 읽었는데, 읽으며 내 삶의 가치관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절대긍정이란 순복음의 신앙이 내 안에 자리잡게 되었고, 삶의 무기력증에서 놓여나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는 자세로 삶이 변했다. 파라과이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어 3년에 걸쳐 책을 번역했고, 번역한 것을 사람들은 돌려가며 읽었다. 책을 읽고 마음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 모두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을 보고 책을 통해서도 일하시는 성령과 마주할 수 있었다. 당시 우리는 역동적으로 일하시는 성령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뿐 아니다. 그때까지 나는 하루 일곱 알의 약을 달고 살았다. 7년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 약을 먹었는데, 책을 읽으며 병이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불법주차’된 것임을 알고 기도하며 약을 끊었다. 그 뒤로 지금껏 아스피린 한 알 먹어 본 적이 없으니 ‘믿음의 역사’가 어떤 것인지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가 갖게 된 습관이 있으니 그것은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살인적인 물가고를 경험하면서도, 운영하던 학원이 문을 닫는 어려움 앞에서도 나는 주일성수와 십일조 생활을 분명하게 지켰다. 왜냐하면 그것이 삼중축복을 내 것으로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평안한 삶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파라과이에서 나는 스페인어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국인을 상대로 한 이 학원은 한때 파라과이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던 학원이었는데, 1990년대 말 한국이 경제한파를 맞으며 우리 학원에도 그 영향이 미쳤다. 파라과이에 왔던 한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버리는 바람에 학원이 파산을 맞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루아침에 빚더미 위에 올라앉게 되었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때 하나님이 일하셨다. 하나님이 채권자의 마음을 돌려 놓으셨다. 채권자는 “네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했다. 한 두 푼이 아닌 빚을 탕감하다니, 상상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할렐루야. 

 2002년 나는 한국으로 옮겨 제2의 삶을 시작했다. 하나님은 내게 ‘파라과이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마음을 주셨다. ‘내가 어떻게’란 생각을 했지만 하나님의 명을 좇아 한국으로 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한국으로 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왔다. 10여 년 전 내 마음을 흔들었던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의 저자인 조용기 목사님이 계신 곳을 찾았다. 여기서 하나님은 내가 파라과이 사람들을 위해 할 일을 주셨다. 그것은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를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것이었다. ‘내게 한국어를 배우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여기에 있었구나’ 깨닫게 되었다. 올해 들어 하나님은 ‘힘들게 사는 파라과이의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학원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다시 ‘내가 어떻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하나님은 ‘일은 내가 할 테니 너는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나는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좇아 (사)선한사람들에 찾아가 “파라과이의 노숙하는 어린이들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입이 선뜻 열리지 않았으나 일은 하나님이 하셨다. 내 말을 들은 (사)선한사람들은 선뜻 이를 수락하고, 7월 23일 파라과이 대사를 불러 식료품과 의류 등 3000만원 상당의 구호품을 보내주었다. 할렐루야. 

 소망하기는 내가 만난 하나님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만나 삶 가운데 삼중축복을 만나고 누리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