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가지고 적극적인 소비자 돼야 

 기독교적 메시지를 지닌 영화들, 혹은 사랑 등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이 영화들을 기독교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람객이 그자리에 있었다. 제4회 서울기독교영화제(SCFF)는 18일 개막작 ‘작은 것도 아름답다’의 상영을 시작으로 22일까지 5일간 동숭교회와 하이퍼텍 나다에서 개최됐다.

 ‘사랑의 상상력’이라는 캐치 프레이즈처럼 영화제는 사랑과 상상력이라는 가치를 지닌 영화들 19편을 장편, 단편, 열린섹션으로 나누어 상영했다. 또한 배우 추상미, 영화감독 류승완의 관객대화 시간과 가스펠 가수들의 콘서트 등의 행사도 있었다. 

 특별히 19일에 열린 ‘최근 한국영화 속에 재현된 기독교 이미지에 대한 비판적 읽기’를 주제로 한 포럼은 <박하사탕>, <4인용 식탁>, 친절한 금자씨>, <오로라 공주> 이 네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이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왜곡된 기독교의 이미지를 여러 시각에서 조명하는 시간이었다. 

 포럼의 발제자로는 비기독교인 사회학자인 주은우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영화제작자인 최선중 프로듀서(사이더스), 기독교문화사역자 강진구 교수(한동대), 정혁현 목사(케노시스 대표)가 나섰다. 주은우 교수는 “네편의 영화들이 모두 기독교를 비난하거나 조롱하고 있지만 더 엄격히 말해 이것은 기독교에 대한 기대와 신뢰의 철회라고 볼 수 있다.

 나쁜 사람을 더 나쁘게 그리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신망있는 교육자, 종교인, 정치인들을 나쁘게 그려내는 것이 더 자극적이기 때문이기도하다”라고 말했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등을 제작한 최선중 프로듀서는 “상업주의 영화 제작현장에서 기독교적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자의 마인드가 영화의 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기독교인 영화제작자들의 역할이 크다”라고 전했다. 

 강진구 교수는 “현실에 비추어보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문화적 소수집단의 위치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들이 크리스천들이 적극적인 다수의 영화관객이 될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제작자들은 기억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세상의 방관자가 아니다.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가지고 기독교 가치관에 합당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적극적인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