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이행 최고절차 거쳐야”
해제의사도 정확히 밝혀야 성사

Q: 부동산 매수인이 계약금과 중도금까지는 지급하였는데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을 경우, 부동산 매도인은 즉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요?

A: A씨는 서울에서 거주용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고자 이리저리 물색하다가 드디어 서초동 지역에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고, 2006년 1월 1일 아파트 소유자인 B씨와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매수대금은 총 3억원이었는데, 계약금 3000만원은 2006년 2월 1일, 중도금 7000만원은 2006년 3월 1일, 나머지 잔금 2억원은 2006년 4월 1일, 각각 지급하기로 계약하였다. 물론 아파트 매도인인 B씨는 잔금 지급일에 소유권이전등기와 관련되는 일체의 서류를 A씨에게 제공하기로 하였다.

이를 법률적으로 재정리하면, A씨가 계약금과 중도금의 합계 1억원을 B씨에게 지급할 의무는 A씨의 선이행 의무이고, A씨의 잔금지급의무는 B씨의 소유권이전등기서류 제공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A씨는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 1억원은 제 날짜에 B씨에게 정상적으로 지급을 완료하였는데, 갑자기 자금사정에 문제가 생겨 나머지 잔금 2억원을 2006년 4월 1일이 지나서도 지급하지 못하였다. 위 아파트는 2006년 4월부터 가격이 매우 상승하여 2006년 4월말 경에는 시가가 약 4억원 정도가 되었다. 이에 아파트 소유자이자 매도인인 B씨는 매수인인 A씨에게 연락하여 잔금을 지급하도록 여러 번 독촉하다가 그래도 A씨가 잔금을 지급하지 않자, 2006년 5월 1일 아파트매매계약을 해제하며, 기존에 수령한 계약금과 중도금 1억원을 반환하겠다고 A씨에게 해제통지서를 발송하여 이 통지서가 2006년 5월 5일 A씨에게 도달되었다.

B씨로부터 해제통지서를 받은 A씨는 그동안 B씨에게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으나, 위 아파트 값이 많이 상승되어 아파트를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중, 때마침 돈이 마련되어 2006년 5월 10일 잔금 2억원을 B씨에게 지급하기 위해 B씨에게 연락하였으나 B씨는 아파트매매계약이 이미 2006년 5월 5일 해제되었으므로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하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 A씨는 아파트를 포기할 수 없어서 B씨를 상대로 2006년 1월 1일자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이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례에서는 물론 아파트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그런데 해제가 되었는지 여부는 해제의사를 표시한 B씨가 적법하게 해제과정을 거쳤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첫째로, 해제를 위해서는 최고절차가 필요하다. 해제를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내에 의무를 이행할 것을 최고(일종의 독촉)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 기간이 지나서도 상대방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비로소 해제권이 발생한다(단, 상대방이 당초부터 그의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한 경우에는 이러한 최고 절차가 필요 없이 해제권이 발생한다).

둘째로, 이 사례와 같이 해제를 하려는 B씨에게도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경우에는(동시이행의무라고 함), 이러한 제공의무를 다한 후에야 비로소 해제권이 발생한다. 즉, B씨 스스로도 등기신청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등기권리증, 인감증명서, 인감도장 등)를 준비한 후 A씨에게 그 서류를 수령할 것을 통지까지 하여야 한다(단, 매수인인 A씨가 매수인으로서 잔금지급일까지도 잔금을 준비하지 아니하여 B씨의 서류제공을 수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아니한 상태라면, B씨는 위 신청서류들을 자신의 집에 소지하고 있기만 하면 족하다).

셋째로, 위와 같이 해제권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해제의사를 상대방에게 표시하여야 한다. 특히 해제의사표시를 서면으로만 하기로 서로 약정한 경우에는 반드시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위 사례에서  매도인 B씨는 첫째와 셋째의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둘째 과정을 거쳤지는가 문제인데, 원칙적으로 매도인 B씨가 A씨에게 등기신청서류를 수령할 것을 통지하여야 하나, 매수인 A씨는 당초부터 잔금을 지급할 수 없는 사정이었으므로 A씨에게 서류수령을 통지할 필요조차 없이, B씨가 자신의 집에 신청서류를 소지하고 있는 이상, B씨의 해제는 적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송에서 매수인 A씨는 패소할 수밖에 없다.
Dyream@chol.com 법조선교회, 법무법인 유일